체포된 김경준씨의 베벌리힐스 자택. 오후 3시30분께 집 청소를 하고 나오던 히스패닉 여성은 “가족들이 없다”고 답했다. <김영수 기자>
수사 피해 미국행… LA서 왕성 활동
한국검찰, 2002년 횡령확인 수배
2월 미정부에 인도요청 전격체포
수 백억원대의 투자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LA한인 김경준(38)씨의 한국내 활동에서 체포까지의 상황을 검찰인도요청서에 근거, 정리해 봤다.
이 수사는 2002년 3월14일 시작됐다. 서울지검이 미국측에 보낸 수사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소재 ‘옵션스벤처스코리아’ 대표이사 김씨가 2001년 11월1일부터 12월11일까지 유령회사인 메드패턴트 테크롤러지, 바이오리소스 인터내셔널 코리아, 스피어 커뮤니케이션스, DNA리서치 등 8개 회사에 180억원을 투자하는 방법으로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어 소액주주 27명의 고소장이 접수되자 수사팀을 결성, 본격적인 수사를 벌인 결과 2000년 7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총 22회에 걸쳐 회사자금 384억4776만953원을 횡령했음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김씨는 부하직원과 각종 주요 문서를 위조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외국인 명의 법인 설립이나 금융감독원에 외국인 투자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명의 여권과 법인 인증서가 필요하자 부하직원 이모씨에게 여권을 위조하도록 지시, 이씨는 김씨의 미국여권을 컴퓨터 스캐너로 복사한 뒤 컴퓨터를 이용, 다른 사람의 사진과 여권기록을 임의변경한 위조여권 7매를 만들었다. 또 복사기 등을 이용해 네바다주 총무처장관 명의 법인설립 허가서 19매를 위조 한국 관련부처에 제출했다. 이밖에 주식시장에서 가장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4회에 걸친 외자유치 허위사실 유포 등 증권거래법을 위반했다.
그러나 검찰이 밝힌 위법사례는 이보다 1년 먼저 발생했다.
당시 김씨는 BBK 투자자문사를 운영하며 2000년 10월 코스닥 등록기업 심텍으로부터 50억원을 유치한 뒤 20억원만 돌려주고 잔액을 갚지 않아 2001년 12월7일 투자사기 혐의로 긴급체포 됐었다.
일단 조사를 받고 풀려난 김씨는 검찰의 수사망이 압축되자 2001년 12월20일 부인 이보라씨와 함께 미국으로 들어왔다. 앞에서 언급한 수 백억원대 투자사기는 이미 김씨가 도주한 뒤 밝혀진 셈이다. 김씨는 이후 수배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LA에서 지내며 ‘옵션스벤처스’를 운영하며 LA경찰국 아태 경찰자문위원회(APIAC) 회장으로 한인사회에서 활동했다.
한국 검찰은 김씨의 미 도피가 확인되자 공개 수배자로 지명한 뒤 범죄인 인도조약에 의거, 올 2월12일 미 정부측에서 김씨 검거를 공식 요청해 마침내 27일 체포하게 됐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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