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무용가>
7월 19일부터 펼쳐진 필봉풍물전수..
서서히 사람들은 등록을 하고 나는 몇 명이나 올까 마음조리며 그 얼굴들 반기었다. 어느새 연습실은 전수생들로 가득 차있었고 흥겨운 풍물 판이 벌려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듣는 구수한 선생님의 전라도 사투리에 어머님들은 배꼽을 잡으시며 웃으시고 몇몇 친구들은 어리둥절 무슨 말씀을 하시나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그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좋은 만남들 거기서 어우러지는 우리가락들에 모두들 어깨춤이 덩실 덩실.그렇게 하루하루 전수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문득 한국에서의 전수가 생각이 난다. 이곳과 마찬가지겠지만, 틀리다 라고 말하자면 공간과 생활의 차이인듯싶다.
주로 한국에서 찾는 전수지는 전수공간이 따로 있기에 아침부터 밤까지 항상 함께 일어나고 함께 자고 밥먹고 연습하며 거의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다시피 하며 하는 연습이기에 전수를 마치고 돌아가는 각자의 팀의 모습 속에서 뭔지 모를 강한 단합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난 믿는다. 비록 시간의 차이로 항상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서 펼쳐진 우리 고유 민속가락의 전수가 보다 특별할 것이라고 말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여든 이번 전수는 다방면에서 좋은 모습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일단 서로간의 거리감이 말끔히 씻기어진 자리였고, 풍물 판을 벌이면서 풍물뿐만이 아닌 인심들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고, 이것이 더욱 발전하여 한인사회의 또 다른 하나의 공동체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의 풍요로운 소리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함께 둘러앉아 먹는 저녁식사 . 옛날의 잔칫상을 연상케 하고 그 옛날의 두레정신이 회생하여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든 전수인듯싶다. 비록 잔칫상의 모습이 예전과는 틀리겠지만 하나하나 정성 들여진 음식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그들의 관계를 좁혀 거의 식구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 전수가 끝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 행여나 길에서 함께한 전수생들을 만났다고 생각을 해보라 . 아마도 예전에 그저 스쳐 지나갔던 사람이 아닌 너무나도 반가운 얼굴로 그들은 어느새 내 마음속에 자리 잡혀 있을 것 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풍물 판의 모습이다. 악이 있고 흥이 있고 정이 있는 그래서 풍요로운 소리에 우리의 맘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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