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여성의 창>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한국에서 언니의 목소리였다. 밝은 목소리로 우리 식구의 안부를 묻더니 잠시 추춤하는 거였다. 순간, 무슨 일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무슨일 있냐고 물어 봤더니 엄마가 며칠 후에 수술을 하신다고 했다. 갑자기 무슨 수술을 하시냐고 했더니, 지금껏 말을 못 했는데 엄마가 ‘암’에 걸리셨다고 했다.
임신중이라서 그런 말을 전해서 놀라면 태아나 나에게 해로울까봐 말을 하지 않았다고, 엄마가 4개월동안 항암치료를 받고 계셨다고 놀라운 사실을 말해주었다.
너무나 슬픈 소식에 가슴이 터질듯 아파왔다. 울먹거리는 나 대신 남편이 전화를 받았고, 남편도 놀라운 소식에 눈시울을 적셨다. 전화할 때 마다 엄마는 그냥 조금 아픈거라고, 조금 있으면 낫는 병이라고만 말씀하셨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너희 부부가 잘 살아 주는게 엄마의 행복이라고만
말씀하셨는데… 힘들어 하셨을 엄마생각에 한참을 울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오히려 엄마가 내게 울지 말라고, 산후조리할 때 자꾸 울면 눈이 나빠지니깐 울지말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셨다. 엄마는 울지말고 엄마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그게 엄마를 위하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내 상황이 너무나 슬퍼서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남에게 베풀줄만 알았지 자기를 위한 욕심이 없었던 엄마… 고생만 하다, 마음의 병이 암으로 발전했나보다.
힘들게 병마와 싸우고 계실 엄마에게 꼭 싸워서 이기시라고, 엄마는 잘 해 내실거라고 믿는다고 멀리서나마 못난 딸이 엄마를 위해서 기도해 드리겠다고, 너무나 사랑한다는 말 전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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