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1회 때부터 라티노 영화제에 참가해와 지난달 16~25일까지 열린 이번 영화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참석했다.
그런데 개막파티는 성대한 반면 개막작인 멕시코의 가브리엘라 탈리에비니 감독의 ‘숙녀들의 밤‘(Ladies Night)은 전적으로 상업용으로 내가 보기엔 영화제 작품으로는 미흡했다.
그러나 며칠 후 본 낸시 사보카 감독의 ‘오물’(Dirt)은 나를 아주 기쁘게 경악시켜 주었다. 이 영화는 엘살바도르에서 맨해턴으로 밀입국한 돌로레스 델 로사리오의 일상시련과 고난의 얘기다. 낮에는 부유층이 사는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호화 아파트의 청소부로 일하면서 한편으로는 10대 아들과의 온갖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여인의 사실적인 생활기록이다.
그런데 로사리오의 남편이 건축공사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사망하면서 로사리오의 고난은 그 무게를 더한다. 로사리오라는 여인을 통해 미국 내 거주하는 많은 불체자들이 매일의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맞는 도전을 반영한 매우 신선한 작품이다.
로사리오의 가족은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연계를 지켜나가는데 남편과 아내의 사랑과 그들의 뉴욕과 엘살바도르에 있는 친구들과 가족이 서로 나누는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영화 전편을 통해 희망의 정신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다.
‘오물’은 현대 사회에서 엄청난 역경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으려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겪는 문화적 충돌을 유머와 목적의식을 갖고 만든 필견의 작품이다. 매우 시의에 적절하고 중요한 영화로 우리가 오늘 날 당면하고 있는 계속되는 불체자의 문제를 보다 잘 이해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밖에 내가 본 다른 여러 편의 영화들도 라티노 영화제의 참가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들이었다. 라티노의 문화를 우리들의 시각 안에 가져다 놓는 이 영화제의 내년을 기대한다.
해리엣 로빈스
(LA 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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