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박(왼쪽) 검사와 수 노 검사가 EEO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방 평등고용위원회 LA사무소 애나 박·수 노 검사
“고정관념 못떨쳐 한인업주 고발당해”
성·인종 등 차별철폐 세미나도 계획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 LA지역 오피스에는 2명의 한인 연방검사가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여성-. 애나 박(37)·수 노(34) 검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차별없는 세상은 머리 속에 새겨진 고정관념을 떨쳐내는데서 시작된다”고 말하는 이들은 “특히 한인업체는 차별행위가 무엇인지 조차 알지 못해 차별혐의로 고발당하고 있다”며 한인들의 차별 무관심을 지적한다.
지난 2003년 9월 한인의류업체 센트럴 이노의 인종차별 행위가 신고돼 검사로서 이 케이스를 담당했던 이들은 히스패닉 직원과 한인직원의 식당을 분리해 사용하고, 한인 직원에게만 주차장을 제공한 것등이 문제가 됐다고 전한다. 또한 동일 노동에 대한 차별적 임금지급 등은 두말할 나위없이 평등 고용기회의 위반임을 강조한다.
애나 박 검사는 “EEOC는 법 집행을 통해 차별 행위를 바로잡지만 차별철폐 교육 등을 실시하며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차별은 아무도 모르게 머리 속에 새겨진 후 새어 나간다”고 믿는 이들은 “평등고용이 이뤄지려면‘일상 속의 차별’철폐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65년 흑인 차별을 없애기 위한 연방 수사기관으로 출발한 EEOC는 현재 전국에 23개 사무실을 두고 성, 나이, 신체 장애 등 동등한 기회를 가로막고 있는 차별 철폐에 앞장서고 있다.
LA지역 오피스는 LA, 샌버나디노, 샌루이스 오비스포, 샌타바바라, 벤추라, 샌디에고등 남가주 카운티들과 네바다주 전체를 관장하며 여기서 애나 박 검사는 소송 제기 여부를 감독·결정하며, 수 노 검사는 일선 현장을 누비며 차별을 수사하고 있다.
독일에서 태어난 박 검사는 부모로부터 동양인이란 이유로 집을 구할 수 없는 경험을 들으며 차별 철폐를 꿈꿨고, 노 검사는 학창시절 TV를 통해 본 한국 노동운동의 현장에 대한 기억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을 품게 됐다고 말한다. EEOC LA 오피스의 한인은 이들 외 수사관 한 명, 행정직 한 명이 더 있지만 “한인 수사관이 더 필요하다”면서 “재정 압박으로 3년째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EEOC는 한인사회에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올 가을 한인타운에서 세미나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일선에서 차별 행위와 맞닥뜨리고 있는 노 검사는 “연방 검사로 사건을 지휘할 때도 동양 여자로 바라보는 뿌리깊은 차별 의식은 여전하더라”며 “차별 철폐를 위해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