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15분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한 점을 선취하자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 모인 한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식당등서 함께 TV시청… 멕시코 꺾자 신바람
‘가자! 올림픽 축구 첫 메달’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지난 14일 56년만에 올림픽에서 멕시코를 1대0으로 꺾자 한인들은 벌써부터 메달 색깔을 가늠하며 즐거운 주말 오후를 만끽했다.
지난 14일 오전 10시 45분. 전반 15분 김정우 선수가 벼락슛으로 선취점을 뽑자 한인타운의 ‘큰가마설렁탕’ 식당은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떠나갈 줄 몰랐다. 이날 식당에는 17개월 된 김동수 어린이부터 87세 김두옥 할아버지까지 숟가락을 놓은 채 대형 TV를 보며 한국팀을 응원해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를 방불케 했다.
동료 7명과 함께 식당을 찾은 동양선교교회 사커 클럽의 조영문(41)씨는 “함께 보면 응원의 박진감도 더 할 것 같아 일찌감치 축구를 하고 식당에 왔다”고 말했다.
2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한 그리스전의 영향으로 한인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멕시코의 공세가 이어질 때마다 한인들은 ‘아∼’하는 장탄식을 내뱉으며 골문을 벗어난 슛에 안도했고 “한 골만 더”를 외치며 한국팀을 응원했다.
이날 멕시칸 종업원들은 식당을 메운 손님들 때문에 축구를 보지 못한 채 일에 여념이 없었지만 속으로 멕시코의 승리를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멕시코의 승리를 장담한 이들은 막상 결과가 실망스럽자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한국팀을 추켜세웠다.
로겔리오는 “한국은 좋은 팀”이라며 “축구도 경제력을 따라가는 것 같다”고 멕시코팀의 패배를 아쉬워했다.
지난 그리스전에 이어 이날 경기도 중계한 ‘큰가마설렁탕’은 축구를 보러 온 손님들로 테이블을 가득 메웠지만 매상은 오히려 약간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였다. 설렁탕 한 그릇을 앞에 놓고 대부분 손님들이 두 시간 동안 축구를 봤기 때문이다. 종업원 주숙경씨는 “이제 식당으로 축구 문의를 해오는 분들까지 있다”며 한인들의 축구 중계방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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