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방씨가 자신이 차량 소유주임을 경찰에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스패어 타이어 자물쇠를 보여주고 있다. <서준영 기자>
한인, Fwy서 자신의 픽업트럭 발견 추격전
뒤쫓으며 경찰 신고… 차 세웠지만
범인들 VIN번호까지 조작 ‘무고죄’몰려
달아놨던 자물쇠 풀어보여 ‘내 차 입증’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자동차 여행 중이던 한인이 며칠전 도난 당한 자신의 픽업트럭을 프리웨이에서 발견하고 뒤쫓으며 경찰에 연락하는 기지를 발휘, 범인 검거에 성공했다. 그러나 범인들은 자동차 고유인식번호인 ‘빈’(VIN)까지 조작해 자칫 무고죄로 몰릴 위기도 맞았었다.
지난달 10일 오후 5시께 1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에서 24피트 길이 레크레이션 자동차(RV)를 운전하던 토랜스의 다니엘 방씨는 바로 옆 왼쪽 차선을 달려가는 도요타 타코마 픽업 트럭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가족여행을 떠나기 1주일 전 도난 당했던 차량과 너무 똑같다는 생각에 방씨는 곁눈질로 픽업 트럭을 꼼꼼히 살펴봤다.
픽업 양쪽 백미러에 붙은 동그란 ‘피시 아이 미러(보조용 미러)’, ‘차량 번호판에 붙은 임시 번호판’. 더군다나 도난 이틀 전 자동차 뒷쪽 스페어 타이어에 달아놓은 쇠사슬 열쇠까지 똑같았다.
‘도둑맞은 내차’란 육감이 든 방씨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셀폰의 번호판을 급히 눌렀다.
방씨는 911오퍼레이터에게 상황과 위치를 운동경기 생중계 하듯 설명하면서 자동차를 계속 뒤따라갔다. 추격을 시작한 지 25분. 픽업 트럭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할 때쯤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차량 3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나타나 앞서가던 자동차를 세웠다.
자동차는 세웠지만 픽업이 방씨 자신의 것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문제. 방씨가 일러준 차량인식번호(VIN)와 픽업 트럭의 VIN을 비교한 경찰은 “번호가 다르다. 운전자가 차량등록증까지 제시했다. 저 차는 당신 것이 아니다”며 “가서 사과하라”고 말했다. 기가 막힌 방씨가 다시 한번 자동차를 정밀 검사하자고 간청하자 경찰은 스페어 타이어에 달린 번호 컴비네이션 자물쇠를 열어보라고 방씨에게 지시했다.
방씨가 번호를 돌리자마자 자물쇠는 단번에 “딸깍’ 소리를 내며 열렸다. 자물쇠가 풀리는 순간 경찰은 픽업 운전사에게 수갑을 채웠다.
사건을 담당한 CHP 바스토우 경찰서 측은 “도요타 픽업 트럭을 수색한 끝에 한인 교회 주소록과 피해자의 소지품이 발견됐다”며 “운전하던 라틴계 남성을 도난차량 소지 혐의로 검거했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VIN번호가 위조된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극적으로 자동차를 되찾은 방씨는 “이 넓은 미국 땅에서 어떻게 약속이나 한 것같이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자동차를 찾을 수가 있겠느냐”며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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