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류화열(82세 동갑) 부부의 결혼 65주년을 기념해 한 자리에 모인 가족 41명. 22일 샌피드로항에서 크루즈 여행을 떠난 이들은 선상에서 추수감사절을 맞는다. <신효섭 기자>
“유람선에 7자녀 가족 41명 총집합”
결혼65돌 맞은 이재영·류화열씨 부부
“우리 생애 최고의 선물…”싱글벙글
한국과 미국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이 추수감사절을 호화 크루즈 선상에서 함께 맞게 되면 그 감회가 어떨까. 82세 동갑 노부모의 결혼 6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무려 41명의 한인 대가족이 함께 크루즈 여행에 나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로마린다의 이재영(82)·류화열(82)씨 부부와 7남매 가족. 미국과 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이씨 자녀들은 부모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큰 맘 먹고 한자리에 모여 22일 오후 5시 샌피드로항을 출발하는 4박5일간의 멕시코 바하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은 특히 넓은 바다위에서 추수감사절을 함께 지내며 가족간의 사랑과 이해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여서 가족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여행을 위해 노래방 장비와 윷놀이등도 준비해 저녁시간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 여행에는 칠순을 앞둔 이재영 할아버지의 한국의 남동생도 동참해 가족들은 이번 기회에 작은 할아버지의 칠순잔치까지 함께 갖는다.
이씨 가족이 가장 최근에 온 가족이 모인 것이 5년전. 결혼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 한국에서 대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부터 이 계획을 추진해 온 막내딸 케이 조씨는 “가족이 떨어져 지낸 지가 한참이고 각자 일로 바빠 다함께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부모님을 통해 이렇게 다같이 모여 너무 기쁘다”며 “두 분이 오래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1977년 38년 동안 몸담은 공직생활을 은퇴한 이씨는 이미 결혼해 가정을 꾸린 장남과 두 딸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자녀와 함께 미국에 이민왔다. 이후 이씨 가족은 27년간 이산가족 신세가 됐지만 한국에 사는 이씨 자녀들은 전화와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노부모의 안부를 걱정했고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각 가족의 근황을 사진과 함께 전하며 작은 기쁨을 선사하곤 했다. 또 미국에 살고 있는 자녀들은 수시로 부모를 찾으며 보살폈다.
이재영씨는 “자식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준 것도 고마운데 이처럼 온 가족 여행이란 큰 선물을 받고 보니 지난 세월이 뿌듯하게 느껴진다”며 “증손자까지 함께 해주니 기분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결혼식날 아내 얼굴을 처음보고 이날까지 함께 살아왔다”며 “요즘 쉽게 이혼을 결정하는 경향이 높은 것 같은데 항상 배우자의 장점을 보고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책임있는 자세가 행복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케이 조씨는 “어린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이민을 택하셨지만 형제와 자식이 있는 한국을 두고 말이 통하지 않는 땅에서 생활비 버시느라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항상 한결같고 자식을 위해온 부모의 사랑을 갚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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