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마켓 핵심 위치에 라티노 직원들이 늘고 있다. 24일 한자리에 모인 한남체인의 라티노 매니저와 캐시어들. <신효섭 기자>
매니저·캐시어 대폭 늘며 핵심업무… 고객 반응도 좋아
“한인들의 장바구니 우리가 책임집니다.”
그동안 한인마켓에서 허드렛일만 했던 라티노 종업원들이 마켓의 주요 직책인 매니저와 캐시어로 승진,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플라자마켓의 경우 이 마켓이 가장 경쟁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야채와 과일의 구매책임자가 엘살바도르 출신의 페드로 아세베도 매니저로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가주마켓은 야간영업 담당 매니저를 멕시코 출신의 윌리엄 샌티아고다. 샌티아고 매니저는 2 명의 라티노 캐시어와 함께 가주마켓의 밤 장사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가주마켓의 김태진 총매니저는 “세 직원 모두 10년 가까이 우리 마켓에서 근무한 가족 같은 직원”이라며 “처음에는 피부색이 다르다고 괜히 의심하고 경계하는 손님이 있었지만, 이제는 꼭 라티노 캐시어에게 계산하는 할머니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한남체인은 전체 캐시어 15명 중 6명이 라티노이며 야채·과일부와 가공식품부의 부매니저도 남미 출신 매니저를 채용했다.
한남체인의 홍종권 총매니저는 “부매니저들은 각각 10년과 5년 동안 한인 마켓에서 근무한 베테런”이라며 “캐시어에 대한 손님의 반응도 좋아 몇 일 전 라티노 캐시어를 한 명 더 채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회사는 라티노 직원과 한인 직원의 월급체계도 똑같다”고 덧붙였다.
갤러리아마켓도 라티노 캐시어 4명과 부매니저 2명을 채용했다.
플라자마켓 케빈 박 총매니저도 “2년 전 엘살바도르가 고향인 패드로 아세베도를 부매니저로 승격시킬 때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소비자도 있었지만, 여전히 최고 품질의 야채와 과일을 공급한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라티노 직원의 역할이 하역과 청소, 주방일 등에 한정되었던 것에 비하면 놀랄만한 변화다.
라티노 종업원에대한 한인 고객들의 반응도 대단히 긍정적이다.
“계산할 때 일부러 라티노 캐시어의 줄에 선다”는 글렌데일 거주 이모씨는 “많은 캐시어들이 짜증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데 비해 라티노 캐시어는 언제봐도 밝은 표정으로 떠듬거리는 말투로 한국말을 할 때는 귀엽기까지 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법 전문 김윤상 변호사는 “아씨수퍼 사건으로 업주와 소비자, 노동자 모두 서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됐다”며 “마켓업계의 변화는 다른 업종 업주들도 곰곰히 생각해 봐야할 긍정적 변화”라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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