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처리 포기說’ 나오자 휴일 긴급회동

논란끝 4대법안 연내 병행처리 재확인

열린우리당은 28일 밤 긴급 지도부 회동을 갖고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국가보안법 처리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우리당은 이날 이부영 의장 주재로 상임중앙위원과 기획자문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국보법 등 4대 입법과 민생ㆍ경제입법을 연내에 동시 병행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국보법의 연내 처리방침을 일단 재확인한 것이다.


휴일의 심야 회동은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국보법 처리 시기를 둘러싼 당 안팎의 논란이 커지고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급히 회의가 소집됐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 직후 “당내 일각에서 국보법의 연내 처리를 미루고 경제 민생입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의견을 논의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고 말해 국보법 처리 연기론이 만만치 않았음을 토로했다.

발단은 천정배 원내대표,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열렸던 긴급원내대책회의와 원내대표단 회의였다. 회의가 끝나자 저녁부터“여당이 사실상 국보법 연내처리를 포기했다”는 해석이 강하게 나돌기 시작했다.

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국보법의 연내 처리는 정기국회 일정상 사실상 어렵다는 이날 오후까지의 분위기 였다”며 “하지만 당의 정체성을 깨고 당원의 반발이 불 보듯 뻔히 예상돼 정리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국보법이 아예 물 건너 갔다”는 해석까지 오르락 내리락 거리자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는 쪽으로 급선회 한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정기국회 회기 종료가 10여일 밖에 남지 않아 여권으로서는 민생경제입법과 새해 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고, 한나라당이 ‘결사저지’를 공언하고 있어 4대 입법의 연내처리 방침은 선언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