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신청 주춤, 항소 포기·재판 연기
“차라리 한국이 낫다”
일부 귀국 서둘러
탈북자들의 미 망명신청이 주춤거리고 있으며 미국내 탈북자들의 관심도 망명보다는 현지 적응과 경제력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북한 인권법 발효 후 처음 시애틀 이민법원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지난달 23일 기각된 임천용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7일 밝혔다.
타코마 구치소에 수감중인 임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에서 “미국이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탈북자 지원기관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오히려 탈북자들을 이용하고 있는데 혐오감을 느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영위를 위해 미국에 온 것이 아니라 현재 남한의 대북 정책이 너무나 잘못돼 있어 이를 시정시키기 위해 미국에 온 것뿐”이라며 “미국의 인권법안에 실망했으며 미국으로 망명을 준비중인 탈북자들에게 아직 시기가 아님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씨에 앞서 캐나다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던 송모씨도 재판일정을 연기했다.
시애틀에서 LA로 법원을 변경한 그는 최근 망명재판에서 일정을 내년 봄으로 연기했으며 이는 임씨 판례가 자신의 재판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멕시코 국경과 캐나다 지역에 머물고 있던 소수 탈북자들도 입국을 포기한 채 한국으로의 귀국여부를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 재미탈북난민협회장은 “미국에 대한 환상이 탈북자들을 흔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인권단체를 표방하는 일부 그룹과 한인들의 무책임한 자세에 그들이 실망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며 “탈북자들의 정서와 왜 한국을 떠나지 않으면 안됐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밀입국에 성공해 LA 등에 거주하는 탈북자들도 망명보다는 생활안정에 주력하는 등 삶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망명가능성을 놓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대신 경제적 안정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2년전 캐나다를 통해 미국에 들어와 현재 LA에 살고 있는 김모(41)씨는 “그동안 우리의 권익을 위한 조직결성 등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식생활 해결이 급선무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자의 생활에 집중하고 있다”며 “요즘은 한국내 탈북자들로부터 연락을 받을 때마다 미국에서 불법체류신분으로 사는 것보다 한국에서 기반을 잡는게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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