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40여 가족, 경험 나누며 입양 홍보 ‘사랑 실천’
한국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한때 ‘고아 수출국’이란 한국의 불명예를 말끔히 씻어주는, 작으면서도 큰 힘을 보태고 있는 한민족 사랑의 실천자들이다.
2004년은 한국 해외 입양 50주년을 맞는 해이고 지난 9월에는 2000년 센서스를 바탕으로 미국내 입양아 중 한국 출생이 1위라는 사실이 발표되기도 하면서 ‘한국아이를 한인들이 입장한다’는 이들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4일 위티어의 한 가정에서는 시카고, 산호세, 샌디에고 등 전국에서 모인 25 입양가족 60여명이 참석해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며 대화의 꽃을 피웠다. 이들은 모두 한국입양홍보회(MPAT·회장 스티브 모리슨)를 통해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해 온 한인 가족들이다. MPAT는 한국 입양아였던 모리슨 회장이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가족들이 돌보자는 취지로 한국내 설치한 단체로 한국에서는 1,000명이 넘는 입양 부모들의 네트웍으로 발전했고 미국에서도 ‘입양’이란 공통점을 가진 40여 가족이 친밀하게 만나 아이를 키우는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입양 홍보 전도사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입양사실을 알려주고 이를 함께 인정하고 사랑으로 극복해나가고 있지만 매순간 부딪치는 어려움을 넘기는 쉽지 않다.
이날 참석한 고난주씨는 “다섯 살 된 아이가 어렴풋이나마 친부모가 아니라며 정체성 고민을 시작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6개월전 중국에서 하선이를 입양했고,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시카고에서 날아온 한 석춘희씨는 사례발표에서 “아직도 입양에 대한 의무감과 감사하는 마음이 반반씩 섞여있지만, 아이가 중국과 한국을 모두 아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기도 했다.
모리슨 회장은 “낳아준 부모를 떠나 온 아이들이지만, 입양을 통해 한인 부모들이 사랑을 베풀어준다면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줄이고 행복하게 커가도록 할 수 있다”며 “입양은 아이와 부모에게 모두 또다른 기회”라고 강조했다. (310)336-5618, www.mpak.com
김기철씨 부부 사례
입양 쉬쉬 말고
고민 함께 해야
세리토스 김기철씨 부부는 5세된 아이를 입양해 6년을 키워오기까지 고비도 많았지만, 헌신적인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김씨 부부는 입양전 1년간 한국의 아이를 5회나 방문해 충격을 줄이고 가족 느낌을 심어주는 준비작업을 했었다. 한국 나이로는 이미 6세여서 아이는 이미 ‘낳아준 부모’가 아닌 ‘길러줄 부모’와 새 가정을 이룬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아이는 “왜 낳아준 부모와 살수 없는지?”에 대해 물었고, 김씨 부부는 “너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고아원에 맡겨진 것”이라고 친부모를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했다.
가끔 가슴이 철렁하는 말들을 아이가 내뱉기도 했다는 김씨는 “입양사실을 숨기고 알려지지 않도록 아이에게 압력을 주다보면 모두가 더 힘들어진다”면서 “아이와 부모 모두 떳떳하게 인정하고, 이를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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