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진압작전
대구서 대낮 아파트 인질극 특공대 투입
방충망 뜯다 지연… 여고생 등 2명 중상
40대 남자가 대낮에 아파트에 침입, 여고생 등 2명을 인질로 잡고 5시간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강제진압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인질로 잡혀있던 여고생(19)이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분을 찔려 중상을 입었다.
30일 오전 8시20분께 대구 동구 지묘동 B아파트 17층 최모(45)씨 집에 윤모(43ㆍ노동ㆍ대구 달성군)씨가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윤씨는 사기사건으로 고소돼 도피중인 최씨의 전 부인 김모(41)씨를 불러오라고 난동을 부리다 최씨의 동생(39)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윤씨는 최씨의 두 딸(19ㆍ21세)을 붙잡아 놓은 뒤 집에 휘발유를 뿌리면서 인질극을 벌였고 부상을 입은 최씨는 집밖으로 탈출해 오전9시3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집주인 최씨는 최근 재혼한 부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 상태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윤씨가 집에 불을 지를 것에 대비해 소방차 및 소방관들과 함께 아파트 주변을 에워싼 뒤 윤씨에 대한 설득전에 나섰다. 하지만 윤씨는 자수권유에 응하지 않고 인질극을 계속해 경찰은 5시간만인 오후2시30분께 아파트 정면과 뒤쪽 베란다 창문을 통해 특공대 10여명을 투입, 윤씨를 검거했다. 경찰 진압과정에서 방충망 때문에 창문이 제대로 깨지지 않아 내부 진입이 지체되는 사이 윤씨는 최양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인질극이 벌어지는 동안 범인의 방화와 가스폭발 등을 우려한 아파트 주민 수백여명이 집 밖으로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을 벌였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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