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폭동 13주년을 기념해 24일 열린 ‘코리아타운의 빈곤현실’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4.29폭동 13주년’ 세미나
“방치땐 제2의 폭동 부를수도”
“LA한인타운의 심각한 빈곤문제를 방치할 경우 제2의 4.29 폭동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4.29폭동’ 13주년을 맞아 폭동의 원인과 배경을 ‘인종문제’가 아닌 ‘빈곤문제’에 초점을 맞춰 재조명하고 LA 한인타운의 심각한 빈곤문제가 제2의 4.29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한인타운 임마누엘 교회에서 열린 ‘4.29폭동 13주년 기념 코리아타운 빈곤 현실’ 타운홀 미팅에서 주제 발제자로 나선 UCLA 인류학과 박계영 교수는 4.29 폭동 발발 13년이 되도록 폭동이 발생한 사회경제적 원인과 배경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당시 폭동은 사우스 LA지역 주민들의 심각한 실업과 빈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이 일종의 ‘봉기’(uprising)형식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인종갈등과 경찰의 폭력성을 폭동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은 주류언론의 잘못된 시각”이라며 “빈부격차의 심화로 흑인주민들의 분노와 좌절이 폭발한 것이 바로 4.29폭동”이라고 주장하며 4.29 폭동 발생에 대한 사회경제학적인 새로운 시각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현재 한인타운은 소득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며 “한인타운의 양극화된 경제 불공평 문제를 다음 세대에 넘겨줘선 안 된다”고 경제적 불공평 문제 해소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을 주최한 남가주한인 노동상담소(KIWA) 박영준 소장은 “한인타운은 폭동 이후 90년대 중반부터 경제적 중흥기를 맞고 있지만 현재의 한인타운은 13년 당시 유사한 폭력사태가 재발될 수 있을 정도로 빈곤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한인타운내 식당과 상점, 마켓 등에서 일하는 가장 가난한 주민들은 히스패닉계 주민과 저임금 노동자들”이라며 “제2의 4.29가 폭발할 수 있는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로욜라 매리마운트 대학(LMU) 박장우 교수도 “최신 보안장치가 설치된 호화 주택과 화려한 고층빌딩이 즐비한 한인타운의 한쪽에는 비좁고 비위생적인 아파트 방에서 대 여섯명이 거주하는 가구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역시 양극화된 한인타운 현실을 지적했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들은 시간 당 6달러75센트의 최저임금을 받으며 미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달러 수입으로 살아가는 한인타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문제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UCLA·LMU·KIWA 공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인타운 주민의 1/3이 미 연방정부 기준 이하의 소득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고, 한인타운 주민 70%가 연소득 3만6,800달러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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