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 청소년의 총에 친형을 잃은 필립 김씨가 자체 방범활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타운방범 앞장 ‘6가 한국비디오’ 필립 김씨
친형 피격 큰 충격
형의 업체 이어받고
‘스파트팀’가입 봉사
“다시는 우리 형 같은 피해자가 없어야죠.”
6가와 놀만디에 위치한 6가 한국비디오 필립 김(39) 사장. UCLA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가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비디오 사업체를 운영하는 건 3년 전 오늘 고인이 된 친형 때문이다.
2002년 5월3일. 풀러튼에 위치한 섬유회사에 다니던 김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근길 라디오에서 ‘비디오 가게 업주가 총격을 받고 숨을 거뒀다’는 뉴스를 들었다. 처음에는 “비디오가게는 별로 위험하지 않은데 사건이 났구나”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사건장소가 6가와 놀만디에 있는 샤핑몰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머리가 쭈뼛해졌다. 친형인 고 진 김씨의 비디오 가게가 바로 그 장소에 있었기 때문이다.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노란색 경찰 테입과 박살난 유리를 보고도 별 실감이 안 났지만, 윌셔 경찰서에서 형의 운전면허증을 본 뒤 눈앞이 깜깜해지고 머리 속은 텅 빈 듯 멍해졌다.
“장례를 치른 뒤 가게를 정리하려고 했는데, 형님이 고생하며 일군 사업체인데 그대로 정리한다는데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오기도 생겼어요.” 형님의 비디오 가게를 물려받은 뒤 가장 먼저 한인방범 봉사단체인 스파트팀(SPART)을 찾아갔다. 평소 알고 지내던 스파트팀 전 단장 안기홍씨가 이전에도 여러번 가입을 권유했지만 늘 “폼 잡기 좋아하는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하는 일”로 생각했지만, 형의 죽음 앞에서 그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벌써 2년6개월 째 매주 금요일 밤을 한인타운 길거리에서 보내는 김씨는 “처음에는 부인이 많이 반대했지만 이제는 포기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 뒤 “물론 주말 저녁시간을 가족과 못 보내는 게 미안하지만 이 일의 중요성을 이해해주는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형이 숨진 이후 큰 충격을 받으신 부모님이 한번도 비디오 가게에 안 오시고, 큰 아빠를 유난히 좋아했던 딸이 가게에 올 때마다 “큰 아빠 언제 오느냐”고 묻는데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것도 미안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3년 전 이나 지금이나 아픔은 똑같지만, 순찰을 하면서 한순간을 참지 못해 평생을 어둡게 살 수도 있는 청소년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며 “하지만 그로 인해 가슴아픈 피해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피해자들을 예방할 수 있는 스파트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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