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서 돈 받는 단체, CDC 연구결과 확대해석
“비만은 유행병, 위협, 문제, 이슈도 아니다” 강변
과체중이 정상인보다 사망자 약간 적지만 별 의미 없는데
숨죽였던 식품업계 “비만과의 전쟁은 엉터리 캠페인” 반격
당뇨·고혈압·심장병과 비만의 상관 관계는 엄연한 사실
뚱보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미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DC)가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은 아니더라도 과체중인 사람들이 정상체중인 사람들보다 빨리 사망할 위험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해 뚱보들의 안도의 숨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는 “이 연구 결과로 너무 기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비만에 대한 논쟁에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것보다 레토릭이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전했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소비자자유센터(CCF)라는 단체는 CDC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비만은 더 이상 유행병이나 문제가 아니고 위협이나 특별한 이슈거리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저 지나친 과장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학계에서 들고일어났다. 지난 수년간 식품업계로 하여금 보다 건강한 음식을 공급하도록 종용해 온 학계 전문가들은 “CCF는 식품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예일대 심리학자로 비만연구 전문가이며 종종 CCF의 타겟이 된 켈리 브라우넬은 “CCF는 마피아에 속한 암살자와 다르지 않다”고 공박했다. 브라우넬 교수는 “CCF는 식당들과 식품회사들로부터 많은 자금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 단체를 이끄는 리처드 버만은 담배업계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부각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미디어에서 단정적으로 언급한 것과는 달리 실제 CDC 연구자들은 과체중이 수명을 다소 연장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뚱보들이 더 건강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연구에서 과체중 사망자 수가 정상체중 사망자 수보다 오히려 적게 나온 점이 논란의 출발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장 케더린 플리걸은 “이 차이는 과학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연구과정에서 약간의 왜곡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CCF측이 통계 수치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뒤틀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플리걸이 인정하듯이 이번 연구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과 체중과의 연계성을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례로, 북가주 카이저 퍼머넨티가 지난 25년간 환자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주 발표한 연구 결과는 중년에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나이가 더 들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른 연구들은 비만이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등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증명했다. 플리걸은 “이번 연구가 비만이 건강과 무관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들 이렇게 소란스러운가? CDC의 최근 연구는 비만이 매년 11만2,000명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굉장히 많은 수다. 그러나 1년 전에는 CDC의 다른 연구팀은 이보다 오래된 자료를 토대로 해 잘못된 식단과 운동부족으로 매년 4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이들은 올해 초 자신들의 연구에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망자 수를 연간 40만 명에서 36만5,000명으로 내려 잡았다.
CDC 조지 멘사 박사는 체중과 건강과의 연관성은 점진적으로 진보하는 분야이므로 특히 사망자 수와 관련한 연구는 계속 새로워질 수 있다며 통계수치 분석이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CDC의 연구 결과에 흡족해 하며 미소를 지을 수 있겠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미국인들이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는 사실과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타입2 당뇨’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책임의식 있는 식품업계 지도자들은 미국인들의 비만을 염려하고 이의 개선에 주의하고 있다. 상품을 무조건 많이 팔려는데 혈안이 되기보다 소비자의 건강을 챙겨 주면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비만과의 전쟁을 그저 과대 캠페인이라고 몰아붙이면서 뚱보가 더 오래 산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기업인이 있다면 비만의 부작용이 그 기업에도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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