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단짝친구에게 신장을 선사한 남인숙(왼쪽)씨와 신장을 이식 받은 한금란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홍지은 기자>
한국거주 남인숙씨, 27년단짝에 신장기증
한금란씨에‘새삶’선물
한국에 사는 중년 여성이 신장병을 앓고 있던 미국의 대학 동창에게 신장을 기증한 이야기가 알려져 가정의 달을 맞아 훈훈한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으니…”
27년 단짝 친구 남인숙(46)씨로부터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한금란(46)씨가 남씨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신장병이 악화돼 고혈압과 심한 기침, 빈혈 등으로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한씨는 지난 3일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후 건강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마워했다. 신장을 선뜻 내준 남인숙씨도 감격에 겨워 목이 메었다.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 친구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는 귀중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감사해요. 이제는 친구가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한국 청주대 간호대학에서 만나 둘도 없는 단짝으로 지냈던 이들은 남씨가 한씨의 사촌오빠와 결혼하면서 사돈으로까지 연결돼 태평양으로 오가는 끈끈한 우정을 다져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 2001년 한씨의 남편 한흥우씨가 선교를 갔다가 한국에서 심장마비로 숨졌고 설상가상으로 만성신부전증으로 앓고 있던 한씨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다. 남편 없이 아들 데이빗(18)과 수지(13)를 키우며 병과 씨름하고 있는 한씨를 보다못한 남씨는 만사를 제치고 미국으로 건너와 신장을 내준 것이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서로를 걱정하던 두 사람의 마음에 하늘도 감동한 것일까. 수술을 담당했던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의 의료진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좋은 신장을 받았다”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한씨의 어머니 김영순(68)씨는 “겉으로는 약해 보이는 인숙이가 용감하게 신장을 기증했다”며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하나님이 신장을 두 개 주신 것은 나누는 기쁨을 깨닫게 하심을 위함“이라는 남씨는 한씨의 손을 잡으며 웃기만 했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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