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SD장애학생 교육 전문가 김인호(37)씨와 그를 뒷바라지 해온 어머니 세실리아 김씨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이승관 기자>
수기 출판기념회 참석 유명인 됐지만
장애인 차별실태 충격, 청와대에 진정
LA 통합교육구
장애 프로그램 담당
김인호씨
“몸도 못 가누면서 무슨 장애인을 돕냐고 말하는 그런 뿌리깊은 편견이 없어지면 좋겠습니다.”
중증장애인인 김인호(37)씨는 LA통합교육구(LAUSD) 장애학생 교육 프로그램 전문가다.
중학교 때 미국에 이민 와 UC버클리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워싱턴 가톨릭대에서 천체 물리학 석사 학위를 딴 김씨가 LAUSD를 직장으로 택한 이유는 장애의 고통을 직접 겪는 자신이 다른 장애인들의 아픔을 가장 잘 돌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교육자인 김씨는 지난달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엮은 수기집 ‘가슴으로 가는 돛대’(성바오로 출판사) 출판기념회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뒤 유명인이 됐다. 그의 삶과 책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큰 도전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뒤 다시 찾은 고향땅에서 장애인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을 경험한 그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장애인의 권익을 주장하고 나섰다.
6일 노스리지의 집에서 만난 김씨는 “한국에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거의 호텔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며 “이제는 한국에도 미국의 ADA처럼 제대로 된 장애인 종합법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 민권변호사 출신인 대통령께 편지를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특급 호텔의 장애인 객실에 머물렀지만, 실제로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장애인 맹인용 전화기도 없었고 욕실은 지체 장애인이 샤워를 할 수 없는 구조였다.
택시 기사들은 휠체어에 탄 김씨를 보면 도망갔고, 명동 지하도의 장애인용 리프트도 1인용이어서 지체장애자가 혼자 이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한데 ADA처럼 정부에서 완벽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제도가 바로 서면 의식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메일을 써 청와대 웹사이트를 통에 진정서를 보낸 김씨의 의지는 확고했다.
“내가 보낸 첫번째 이메일이 노대통령 손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을 알고 있지만, 대통령이 답변을 보낼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계속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 하나. 한국의 장애인들도 미국 장애인들처럼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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