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관 보안 책임자 루디 곤살레스
매일 1시간씩 한국어 공부, 한인들에 인기 짱
바쁜 걸음으로 사람들이 밀려오는 오전 9시 LA총영사관. 민원 업무를 보기 위해 밀려드는 한인들에게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란 ‘뜻밖의’인사가 귓전을 울린다.
고개를 돌리자 콧수염이 매력적인 히스패닉 시큐리티 가드가 한국어를 쏟아내며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어 인사로 LA총영사관을 찾는 민원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주인공은 루디 곤살레스(45·사진). 곤살레스는 매일 한 시간씩 한국어 테입을 귀에 꽂고 한국어를 배운다.
‘한국어를 배우라’고 등 떠민 사람도 없건만 그는 타운 서점을 찾아 10달러짜리 테입 세 개를 덥석 집고 공부를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LA총영사관의 가족이 된 곤살레스는 근무 첫 날을 잊지 못한다.
당시 LA총영사관을 찾은 50대 한인 여성에게 “굿 모닝(Good morning), 왓 캔 아이 헬프 유(What can I help you)?”라고 말을 건넸지만 영어에 익숙지 못한 이 여성은 “코리안, 코리안”을 외칠 뿐이었다. 언어의 한계에 적잖이 낙심한 그는 직접 한국인의 품으로 다가서겠다며 한국어 공부의 칼을 빼 들었다.
한 달여만에 테입 세 개를 벌써 정복했다는 그는 최근 한국어 개인 교사까지 만나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민원실 한켠의 한인공무원협회 봉사센터에서 일하는 하디 김씨가 그의 개인교사다.
그는 밤새 익힌 한국어가 한인들에게 잘 먹히지 않으면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김씨를 찾아 교정을 받는다. 그는 이미 영사관에 비치된 ‘고당 조만식’책이 큰 감동을 준다고 말할 정도로 일취월장 실력을 기르고 있다.
과테말라 출신인 곤살레스는 모국에서 군인으로, LA에서 리오혼도 칼리지 폴리스 아카데미를 졸업한 경력의 ‘특급 시큐리티 가드’다. 실력과 함께 한국어로 무장한 곤살레스는 “한국어로 인사를 할 때 한인들이 즐겁게 인사를 받아 줘 기분이 너무 좋다”며 “앞으로 한국어 수강 등을 통해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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