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총격”“불가피했다”
시민단체“아기 있는데도 발사… 과잉 진압”
경찰“가족 살해 위협해 자초한 비극”반박
10일 저녁 사우스 LA 주택가에서 경찰과의 총격전을 끝에 죽은 호세 라울 레모스 페냐(34)와 그의 친딸 수지 페냐(19개월) 사건과 관련, 경찰의 과잉진압 및 무차별적 총격 여부를 둘러싼 당국과 지역주민들 간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과연 아기까지 안고 있는 페냐에게 총격을 가해 아기까지 죽였어야 했느냐며 경찰의 무차별 총격에 초점을 맞춘 반면 브래튼 국장은 페냐가 술까지 마신상태로 가족 전체가 위험한 상태였다며 총격의 당위성을 재차 확인했다.
사건이 발생한 사우스 LA 지역 커뮤니티 멤버들은 12일 사건현장인 104가와 아발론 블러버드 교차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스왓팀이 잘못된 전술을 사용했으며 무고한 아기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나타낸 호세 페냐의 남동생 헤르만 페냐는 “사건당시 경찰은 형이 조카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항의했다. 헤르만은 “총격전이 벌이질 때 형과의 대화를 시도했으나 불가능했다”며 “형은 평소 가족을 부양해왔고 좋은 사람이었으며 총격전을 벌였다는 사실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언론인이라고 밝힌 모하마 무바락은 “경찰은 사건 당일 90여발의 실탄을 발사했다”며 “참을성 없이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경찰의 과잉진압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커뮤니티 액티비스트 나지 알리는 윌리엄 브래튼 경찰서장이 페냐가 딸을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등 딸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언급한데 대해 “스왓팀의 전문 저격수들이 나서 부분별 총격을 가했다면 아기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건은 경찰의 비이성적인 대응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으로 비난했다.
한편 윌리엄 브래튼 경찰국장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호세 페냐는 부인과 자녀들을 죽이겠다고 위협해 온 위험인물이었으며 코케인을 복용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비극은 페냐가 자처한 것임을 강조했다.
브래튼 국장은 이날 아침 형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한 동생의 주장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친딸을 방패로 사용한 그를 영웅시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브래튼 국장은 그러나 “경찰이 호세와 대치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행하게도 호세와 아기를 저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브래튼 국장은 아기가 숨질 당시 호세의 품에 있었는지에 대해 재차 확인해주지 않아 종전의 강경한 태도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기도 했다.
그는 아기의 부검 결과,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며 “부검 결과를 숨기거나 꺼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커뮤니티 멤버인 나지 알리는 호세 라울 레모스 페냐의 가족이 현재 변호사를 부임했으며 시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지 페냐의 부검 결과는 목요일게 발표될 예정이다.
<김경원·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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