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제3세계 난민 의료지원 봉사에 나선 이준 박사가 현지 난민을 치료해 주고 있다.
제3세계 의료구호팀‘갭’UCLA 이준 교수
토요화제
한인의료인 10명 등
30여명 인술 베풀어
방학이면 의사들을 모아 미얀마, 태국등 제3세계 오지를 찾아 사랑의 의술을 펼쳐온 한인 대학교수가 있어 화제다. UCLA의 이준(39·영어명 토마스) 박사는 ‘국경없는 의사회’와 같은 국제 의료 봉사 기구도 돌보지 못하는 인권의 사각지대만을 다니며 의술을 베풀고 자체 의무진을 양성한다. 그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1998년 비영리단체 갭(GHAP·www.ghap.com)을 설립해 본격적인 미얀마, 태국 국경지대의 난민 의료 구호을 벌이고 있다. 갭에는 현재 30여명의 의사, 간호사, 엔지니어, 사진작가, 학생 등이 동참하며 이들중 10여명이 한인이다.
“난민들의 형편은 탈북자와 다를바 없습니다”고 밝힌 이 박사는 “미얀마 독재정부는 아웅산 수지 여사와 학생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세력과 소수민족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다”며 “미얀마 전역과 태국, 인도 등 인접국가에서 약 200만 명의 난민이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3세계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의대를 졸업한 1993년부터다.
엘살바도르 내전이 끝난 직후인 당시에 친구들과 함께 1년 동안 현지서 생활하며 전쟁에 지친 상처를 치료했다. 북한 동포를 돕고 싶어 국제적십자사의 일원으로 북한행을 지원했지만, 한국계라는 이유로 입국 거절을 당해 동남아 난민 돕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스탠포드와 UCSF를 졸업한 응급전문의로 현재 UCLA 메디칼 센터 교수로 재직중인 이 박사는 금년에도 어김없이 미얀마로 떠났다. 15일 현지로 떠난 그는 8년 동안 매년 1월과 7월 미얀마와 태국을 찾아 한 달씩 머물며 난민들을 치료하고 각종 의약품을 전해주는 일을 단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물론 경비는 전액 자비부담이고 한달은 개인 휴가를, 나머지 한 달은 병원의 양해하에 무급휴가로 봉사한다.
미국에 머물 때는 난민 관련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후원금을 모으고, 동료 의사들을 상대로 갭 활동 홍보가 그의 일과 후 또다른 업무다. 그래서 아직까지 장가도 못 갔지만 후회는 없다.
‘국경 없는 의사회’ 같은 단체와 함께 일하지 않는 이유는 큰 단체가 외면하는 사람을 돕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는 “큰 비영리단체는 정부를 상대하기 때문에 중국 내 탈북자나 미얀마처럼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진 이웃을 돌볼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처럼 작은 비영리단체와 지하조직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인사회에 아는 어른이 한 명도 없어 우리의 활동을 알릴 생각도 못했다”고 말하는 이 박사는 “재정과 지원은 물론이고, 대학생들이나 젊은이의 자원봉사자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310)919-2800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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