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에서 새로운 즐거움 중 하나가 아내와 함께 샤핑을 하는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 장보는 일은 아예 내 소관이 아니라 생각하고 살다보니 그 쪽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물가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 곳 운전이 서툰 아내 덕분(?)에 자주 마켓을 드나들며 샤핑의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인 마켓과 한인 마켓을 이용하는 샤핑객의 매너에서 외국인과의 차이를 간혹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카트 사용문제이다. 한인 마켓은 좁은 공간에 많은 상품을 진열하다보니 자연 통로가 비좁다.
따라서 좁은 공간을 서로 비켜 나가기도 어려운데 간혹 그 중간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카트로 길을 막고 오래도록 대화하거나 자기 카트가 다른 사람의 길을 막고 있는 데도 엉뚱한 곳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외국인 마켓을 가보면 서로의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서 애쓰며 간혹 방향을 틀다 마주치면 서로 먼저 지나가도록 양보하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며 본받을 점이라 생각했다.
둘째는 물건을 고를 때의 일이다. 한인 마켓 청과물 코너에 가면 싱싱한 고추와 복숭아 등 채소와 과일이 풍성히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고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물건을 고른답시고 지나치게 뒤지고 만지작거려 그만 상품이 엉망이 되고 시들어버려 팔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을 간혹 보니 안타깝다.
바로 옆에선 종업원이 연신 흩어진 과일과 야채를 진열하고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뒤지고 흩어 버리는 것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못쓰게 되어 버리는 상품비용만큼 우리 몫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이제는 한인 마켓에서도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의 질서의식과 샤핑매너가 저들 눈에 어떻게 비쳐질지? 나아가 저들이 우리 농수산물을 더 많이 애용하게 될 때 한국 농수산물 수출도 그 만큼 증대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마켓 내에서의 작은 질서의식이 바로 애국하는 길임을 호소하고 싶다.
조무제
경상북도
LA파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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