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 우림으로 세계의 허파 구실을 하고 있는 브라질은 넓고 비옥한 토지와 3무, 즉 태풍이 없고 지진이 없고 사막이 없는 천혜의 땅이다.
일반적으로 브라질 하면 떠오르는 것이 축구와 아마존 정글 정도인데 사실 브라질은 남미에서 아르헨티나, 칠레와 함께 이미 일찍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던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러던 게 잘못된 군정과 쇄국에 가까웠던 정책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던 것이다.
브라질은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본계 이민을 받아들인 나라이기도 하다. 일본의 다나카 전 수상은 “만약 일본열도가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파괴된다면 일본은 브라질에서 재기할 것”이라고 공언한 적이 있는데 실상을 살펴보면 그의 말이 결코 허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연수로는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햇수와 비슷하지만 이들이 브라질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위상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버스 운전사에서부터 집권당의 실세 정치가에 이르기까지 브라질 사회 사방에 골고루 펼쳐져 있는 일본계 브라질인의 저력은 진정으로 정착에 성공한 이민사회의 모습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들이 브라질 국민들의 마음까지 얻었다는 것이다.
브라질에선 지금도 일본계를 포르투갈 말로 “가란찌도”라고 부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보증수표라는 뜻이다. 브라질에서 일본과 일본계는 국민적 사랑을 받는 시민이란 소리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의 고생도 심했다.
원래 일본정부 차원의 농업이민으로 시작한 이들은 우수한 농업기술로 땅을 경작하고 이름 모를 채소와 곡물들을 생산하여 동서남북 전 브라질 국민들의 식단을 기름지게 했다. 이들은 자자손손 이 일을 하며 정부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2~3세들이 소유한 땅이 일본열도의 수배 크기이니 다나카의 말도 과장은 아니다.
얼마 전 멕시코계 인사가 LA 시장에 당선됐다고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자영업을 주로 하는 한인들로선 가까이 마주 치는 라틴계에 대해 차별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러나 조금만 시야를 넓혀보면 그들이 캘리포니아나 미국 전체에 갖 는 사회적 위상은 우리와는 역시 비교조차 할 수 없이 크고 광범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단 말이 있지 않은가. 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도 있다. 한인들의 이민연륜도 길어지면서 여유가 생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더 큰집을 사고 더 고급차를 타게 되었으니 이만하면 이민 성공하지 않았는가 하는 헛된 자만심은 버리도록 하자.
그리고 더 멀리 보면서 일본계 브라질 인들처럼 사회 구석구석에 이바지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는 한인들이 되어야 하겠다.
김경수 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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