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도 호수에 숨은 악어의 모습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의 취재경쟁도 바빠지고 있다.
‘생포작전 2주째’ 마차도 호수 가봤더니
고급 미끼 바꾸고
사냥꾼 새로 투입
정치인“홍보 기회”
“악어야, 악어야 어딨니”
무책임한 주인이 행락객으로 북적대는 윌밍턴 마차도 호수에 풀어 놓은 악어 ‘레지’를 찾는 당국의 노력이 2주째 계속되면서 이 지역이 신흥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24일 진행된 악어 수색작전에 동원된 전문 사냥꾼들은 그동안 미끼로 사용된 닭이 레지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쇠고기와 간으로 메뉴를 교체하며 생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악어 생포를 위해 초빙한 콜로라도 출신의 악어 사냥꾼이 나섰지만 성과없이 귀향해 버리자 이번에는 악어 서식 및 양식지로 유명한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전문인’들이 날아와 작전을 펼치고 있다.
‘레지’가 처음 발견된 것은 2주전 공원 관리직원이 호수 수면에 눈과 길쭉한 주둥이 상부를 내놓고 헤엄치는 이상한 물체를 목격하면서부터. 얼마 뒤 이 물체가 다름아닌 악어로 판명돼 이를 잡기 위해 TV에서나 보던 악어 사냥꾼까지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호기심 많은 구경꾼들이 연일 이곳을 찾고 있다.
1번 하이웨이와 버몬트가 만나는 인근에 있는 50여에이커 크기의 마차도 호수가 위치한 켄몰리 항구공원은 시원한 바람을 쐬러 나온 시민들과 이들의 손을 잡고 놀러 나온 어린이들로 항상 북적대는 유흥지지만 요즘은 악어를 보기 위한 관광객이 더 많을 정도다.
길이 6피트, 체중 150파운드 크기의 악어가 날카로운 이빨 달린 큰 입으로 사람을 해칠 가능성을 우려한 공원당국은 호수 주변 물가에 장애물을 설치,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러나 우기가 시작돼 물이 넘칠 경우 자칫 엉뚱한 일이 발생한 것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이 지역에 관심이 집중되자 청주 한씨 명예종친회원인 제임스 한 전 LA시장의 여동생 제니스 한 시의원은 재빨리 정치적 기회로 활용했다.
용의자 검거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한 의원은 “부활절 토끼, 오리 등 일시적 재미로 구입된 동물들이 항상 버려지는 것으로 유명한 호수에 드디어 악어까지 버려졌다”며 “이 사건은 애완동물 사육에 필요한 도덕성 및 사람 사는 집에 이국적 동물을 사육하는 것이 금지된 관련법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악어 ‘레지’는 포획되는 대로 LA동물원으로 옮겨져 ‘조사’를 받게될 예정이다.
향후 악어 레지의 거취에 대해 한 의원은 “시민들이 애정을 느끼고 있는 만큼 LA시에서 계속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간과 숨바꼭질을 벌이는 악어 ‘레지’가 살고 있는 마차도 호수 주변에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펜스가 들어섰다.
“악어 이름은 레지”주인 검거
예상대로 악어의 주인은 인근 지역 주민으로 밝혀졌다.
주민들의 제보를 토대로 수사를 실시한 LA경찰은 24일 새벽 샌피드로 주택가 2곳에서 전직 LA경관 및 다른 남성을 ‘이국적 동물 불법 사육’ 혐의로 각각 검거하고 이들이 애완동물로 기르던 악어 3마리, 육식 고기 피라나 4마리, 방울뱀 1마리, 전갈 1마리, 사막 거북 3마리 및 마리화나 6그루를 압수했다.
경찰은 검거된 용의자 중 1명으로부터 “연일 자라는 악어를 집에서 키우기가 힘들어 2달 전에 호수에 풀어주었다. 악어의 이름은 레지”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용의자들은 악어 수색작전에 소요된 비용까지 물어낼 전망이다.
<글 김경원 ·사진 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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