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등살서 ‘해방’ 다시 개인시간 생겨
진학-개강으로 집떠나 허전‘빈둥지 증후군’도
토랜스 거주 가정주부 에스더 최(45)씨는 최근 얼굴에 활기가 돈다.
8월말~9월초에 대부분 학교의 여름방학이 끝나면서 손꼽아 기다려 온 ‘백 투 스쿨’ 시즌이 돌아왔기 때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들 등살(?)에 시달리다가 드디어 해방을 맞았다며 이제서야 개인시간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라크레센타에 거주하는 직장인 홍모씨도 마찬가지다. 방학내 혼자 집에 있는 자녀를 바라보며 미안한 마음 반 불안한 마음 반이었는데 학교에 다니면 일단 한시름 놓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대학에 진학했거나 개강으로 집을 떠난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얼마 전 외동딸을 USC 기숙사에 보낸 직장인 M씨는 품안의 자식을 보낸 후 허전한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편과 함께 매일 비어있는 딸의 방에 들어가 본다고 말하는 그는 “딸의 흔적이 남아있는 방의 물건은 털끝하나 안 건드린다”고 전한다. M씨는 “학교가 가깝기 때문에 언제든 볼 수 있는 데도 이렇게 허전한데 멀리 타주로 보냈으면 오죽할까”라며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가지 상황 모두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어떤 경우든 지나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조만철 신경전문의는 “빈둥지 증후군은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며 “자녀가 독립하는 것은 자녀를 상실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단계를 위한 성장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남아있는 가족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지나치게 개학을 반기는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이 부모가 자기를 거부한다고 잘못 이해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부모와 자녀가 각자의 본분에 전념하는 것의 장점을 잘 설명해 줄 것을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허전함을 느끼는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개학이후 남은 시간에 자신의 발전을 위해 투자자 할 것을, 자녀로부터의 해방을 지나치게 반기는 부모들에게는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만들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 붙였다.
한편 자녀들을 떠나보내는데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부모들은 빈둥지 증후군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노하우도 보이고 있다.
글렌데일 거주 신미숙(47)씨는 올해 대학교 2학년인 딸을 기숙사에 보내고 허전한 마음이지만 “자녀들이 집이라는 둥지를 벗어나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 성장의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자녀를 보낼 때는 섭섭하지만 적응되고 나면 부모들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긍적적인 마음가짐을 보였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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