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김치에 납이 많이 들어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주 한인들도 석연치 않아 하는 분위기이다. 태평양 건너 한국의 일이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닌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발표된 김치의 납 함량 조사 결과는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중국산 김치를 대상으로 했다. 10개 업체 제품에 대해 서울시 보건환경 연구원이 중금속 함량 조사를 해보니 납이 보통 한국산 김치의 3배, 심한 경우는 5배까지 검출되었다고 한다.
납은 체내에 들어가면 거의 그대로 축적되었다가 중추 신경계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키고, 임산부에게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을 유발하는 악명 높은 중금속. 어쩌다 먹는 음식도 아니고 김치 같이 매일 먹는 음식에 납이 다량 들어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미주에서 판매되는 김치는 안전한가. 한국산 김치들 중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져 오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현지 생산품들이다. 일단 한국에서보다는 안심이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들어가 보면 그렇게 마음을 놓을 수는 있는 상황도 아니다. 만들기만 현지에서 만들 뿐 재료는 대부분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춧가루, 마늘, 새우젓. 남가주에서 오래 김치 가게를 운영해온 C씨는 우선 고춧가루를 지적한다.
“척 보면 빛깔이 달라요. 고춧가루 색깔이 그렇게 빨갈 수가 없어요. 물감을 넣은 것이지요”
다음, 깐 마늘은 거의 100% 중국산. 캘리포니아 마늘을 구경할 수 없게 된지 여러 해가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값싼 중국산에 밀려 캘리포니아에서 마늘 재배가 줄어든 탓이다.
“마늘에 방부제를 엄청 쓰는 것 같아요. 새벽시장에 나가면 마늘 냉장고 근처에만 가도 냄새가 진동을 해요. 냄새 덜 나는 걸로 골라서 일단 물에 담근 다음 보리쌀 씻듯 씻어서 방부제를 씻어내지요”
염장식품인 새우젓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곰삭아야 정상인데 오래 둬도 빛깔이 그대로인 것은 방부제의 효과이다. 상표는 제 각각이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대량으로 사들여 작은 용기에 담아 레이블을 붙인 것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새우젓들이다.
그렇다면 중국산은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인가. 김치회사 대표 S씨는 오도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도 잘 사는 사람들 많아요. 그런 불량 제품 절대 안 먹지요. 중국산이라고 다 나쁜 게 아니라 가격 경쟁 하느라 값싼 제품만 들여오니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익을 남기려다 보면 부작용이 생기지요”
더 이상 싼 게 비지떡이 아니다. 방부제나 중금속 혹은 표백제 덩어리일 수가 있다. 시장 보는 주부들은 너무 싸다 싶으면 일단 의심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김치도 마음놓고 먹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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