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제25회 하와이 국제영화제(HIFF)가 10일 동안의 숨가쁜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를 마치고 기자가 느낀 것 중 하나는 최근 드세게 부는 한류 열풍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하와이에 뜨겁게 불었다는 점이다.
한류 스타 이병헌 방문과 한국 영화 ‘새드무비’ 개막작 선정,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로 극찬 받은 강제규 감독의 영화제 심사위원 선정, 영화 ‘달콤한 인생’의 김지우 감독과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 방문 외에도 극장에서는 다수의 한국 영화가 매진을 기록했으며 관람 후 관객들의 찬사가 아낌없이 쏟아졌다.
이런 한류에 대한 관심과 평가는 영화제 전부터 이미 감지되었지만 영화제 첫 날부터 각국은 한류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히치’의 제작자인 테디 지는 각국 세계 기자들이 모인 HIFF 개막식 기자회견장에서 “강제규 감독 옆에 앉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강감독을 한껏 치켜 올리며 “한국영화가 아시아를 비롯하여 유럽과 미국 영화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또한 영화배우 이병헌의 방문으로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이곳 하와이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병헌씨가 가는 곳이면 많은 일본 취재기자들과 일본에서부터 이병헌씨를 보기 위해 하와이를 직접 방문한 50여명의 일본 팬들 및 로컬 팬들이 항상 주위에 포진해 있으며 이병헌씨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었다.
이병헌씨 취재 중 한 백인 여성기자는 이병헌 팬이라고 자신을 먼저 소개한 뒤 “뉴욕, 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 본토 대도시의 백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팬클럽이 형성되어 있다”며 “이들은 주로 30대 백인 여성들로 연 수입이 6만 달러에서 10만 달러에 이르는 중산층”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뉴욕에서 팬클럽 모임을 갖고 약 300여 명의 여성들이 모였다”며 “이들 중에는 15세의 푸에르토리코 여학생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고 설명하며 이병헌씨에게 미 본토를 방문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김지우 감독과 박정현 감독도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여 관객들에게 무대 인사를 하고 영화 종영 후 관객들의 질문에 성심 성의껏 대답해 주는 등 한국 영화 감독들의 팬들에 대한 열정도 두드러졌다.
영화제 개막식에서 강제규 감독은 한류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에 대한 질문에 “80년대 홍콩 액션 영화가 한국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사라지듯 문화는 항상 움직이는 유기체”라고 설명하며 “한류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문화상품을 만드는 한국영화 감독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영화 평론가는 애니메이션 뮬란이 제작되었을 때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소재 고갈로 인해 이제 미국 영화 산업이 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렸다고 평했고 이병헌씨도 한국영화의 장점은 소재의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이제 한류 열풍의 미국 교두보는 마련된 셈이다.
우리 5천년 역사 속에서 생겨난 많은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재능 있는 감독들이 다양한 소재의 영화에 완성도를 갖춘다면 이런 한류열풍은 아시아에서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관문인 이곳 하와이를 기반으로 LA, 뉴욕, 시카고 등 미국 전역으로 한국의 훌륭한 문화가 널리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
<주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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