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지난 9일 요르단 수도 암만 시내 호텔 3곳에서 미국인 3명을 포함해 최소 57명을 숨지게 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는 이라크 내 저항세력으로 알려진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조직이 저지른 것이라는 요르단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마르완 무아셰르 요르단 부총리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알-카에다가 이번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알-자르카위의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이 테러의 배후에 있다면서 자폭공격에 외국인 남자 3명이 가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무아셰르 부총리는 자폭범의 구체적인 국적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현지 보안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요르단 당국이 테러 이틀 전인 지난 7일 요르단으로 잠입한 뒤 자폭테러를 일으킨 이라크인 남자 3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정부는 사건 현장에서 수습된 여성의 머리로 추정되는 시신조각을 정밀 분석중이지만 여성이 테러공격에 직접 가담했는 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은 인터넷 성명을 통해 요르단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테러공격에는 부부를 포함해 모두 4명의 이라크인이 가담했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압둘라 2세 국왕은 이날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그동안 요르단인들을 앞세운 자르카위의 테러음모를 성공적으로 막아 왔는데 그가 전술을 바꿔 외국인들을 테러공격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압둘라 국왕은 따라서 요르단 정부의 대테러 대비책도 자르카위의 전술 변화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자르카위를 찾아내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어 요르단의 정책이 아닌 요르단 국민을 겨냥한 테러였다며 요르단 정부의 친미 정책이 이번 테러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요르단 태생인 자르카위는 다른 범죄로 수감생활을 하던 중 1999년 압둘라 2세 국왕이 단행한 일반사면 조치로 석방됐다가 2002년 미국 외교관을 살해한 혐의와 관련해 요르단에서 진행된 지난해의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은 자르카위가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을 이끌면서 저항공격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의 현상금과 같은 2천500만달러를 내걸고 그를 추적중이지만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진짜 자르카위는 이라크 전쟁 발발 직후 이라크 북부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이미 사망했으며, 현재 거론되는 자르카위는 조작된 인물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자르카위의 실체를 둘러싼 의혹이 무성한 상황이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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