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독일, 네덜란드계 조상을 두루 가진 나는 재미 한인들과 함께 일해 오면서 빛나는 문화를 가진 한인들의 순수 혈통이 늘 부러웠다. 그래서 나 자신이 한인이었거나, 두 딸 중 하나는 한인 청년과 결혼하여 한국 피가 섞인 손자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랄 때가 종종 있다.
내가 이렇게 한인들을 좋아하게 된 데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자신들의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북한에서 고통받는 동포들을 구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재미 한인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심은 지난 달 27일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한 동포를 위한 통곡기도회’에 모인 1만여명의 한인들 사이에서 더욱 확실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다. 여러 혈통들이 섞여 있는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기도회에서처럼 모국에 두고 온 동족들이 자유를 박탈당하고 굶어죽어 가는 모습을 보며 통곡하는 다른 이민자들의 집단이 있을 때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 대열에 동참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KCC(한인교회연합)가 1년 넘게 미국을 순회하며 주최해 온 이 기도회에서 내 영혼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미 한인들이 일어나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노라고 외치고 그 함성을 들은 미국인들이 함께 일어나는 비전을 보았다.
북한 정부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전 세계를 상대로 협박하고 있지만 정말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핵무기가 아니라 자국민을 그와 같이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정부가 존재하도록 방관하거나 옆에서 도와주는 행위이다. 재미 한인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세계에 널릴 알릴 의무가 있다.
중국이 바로 그와 같이 북한 정부를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 중국이 북한 정부에 대한 경제지원을 중단하거나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송환하지 않는다면 북한 정부는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미들랜드 교역자연합의 자매교회로 북한과의 국경 지방에 위치한 어느 중국 지하교회는 최근 우리에게 보내준 보고서에서 매주 500명의 탈북자들이 북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목숨을 건 탈북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 스스로가 더 이상 자신들이 사는 곳이 ‘낙원’이 아님을 인식하고 그 곳을 빠져 나와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증거이다.
미들랜드 교역자연합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문제를 본격적으로 미국사회에 알리고 그들의 동참을 호소하려고 한다. 한인교회를 포함해 미들랜드 교역자연합의 200여 소속 교회와 단체들은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7일 밤, 7일 낮 동안 ‘여리고 기도회’를 열어 유엔과 국제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중국 내 탈북자들을 옹호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중국 정부의 지도자들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냐,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냐 둘 중에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리고 기도회’는 평화적이면서도 단호한 의지를 중국 정부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탈북자들이 단지 식량을 찾아 헤매는 경제유민이 아니라 자유를 찾아 고국을 떠난 난민이므로 북한으로 강제 송환해서는 안되며, 유엔 난민기구의 자유로운 접근을 막아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전략적인 방법으로 알려야만 한다. 미국인들은 분명히 이 주장에 귀를 기울일 것이며 함께 그 기도에 동참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도회는 벽이 무너지고 자유가 넘치는 통일된 한반도로 가는 역사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데보라 파이크스
미들랜드 교역자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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