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마이걸’ 이다해 귀여운 사기꾼 ‘배꼽’…
극 분위기도 닮은꼴, 공감대는 부족
드라마 ‘마이걸’ 화보
SBS 수목미니시리즈 ‘마이 걸’(극본 홍정은, 홍미란ㆍ연출 전기상)이 이다해의 발랄, 상큼한 변신을 앞세워 올 하반기 안방극장에서 계속된 ‘포스트 김삼순’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이 걸’은 지난 14일 첫 방송에서 TNS미디어코리아 전국기준 14.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 6~7월 방송된 올해 최고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이어진 ‘루루공주’,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 등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의 ‘포스트 김삼순’ 경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더구나 타 드라마들은 ‘내 이름은 김삼순’의 시청률을 크게 밑돌며 고배를 들었지만 ‘마이 걸’은 15일 2회에서 15.7%로 상승하며 ‘포스트 김삼순’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경쟁작인 KBS 2TV ‘황금사과’가 14일 18.7%에서 15일 17.9%로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더구나 15일에는 MBC가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고 있는 드라마 ‘영재의 전성시대’를 뒤로 미루고 전국민의 관심사인 황우석 박사의 연구에 관한 특집을 방송해 13.2%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경쟁이 쉽지 만은 않았다.
‘마이 걸’이 초반 시청률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밥 먹듯 해대는 주인공 주유린 역을 맡은 이다해의 성공적인 변신 때문이다. 차분하고 단아한 연기로 ‘왕꽃선녀님’, ‘그린로즈’ 등을 연달아 20%를 웃도는 시청률로 끌어올렸던 이다해는 ‘마이 걸’에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걸맞은 발랄한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1~2회에서 조직폭력배에게 쫓기면서 병원에서 환자, 청소부, 의사로 변신하며 도망치는 장면과 설공찬(이동욱)의 빈 별장에 숨어 든 후 좋아하는 장면, 급히 비행기를 타려는 설공찬을 잡기 위해 버림받은 여자 연기를 하는 것 등은 시청자들을 웃음바다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초반 유쾌, 상쾌한 김선아의 코믹 연기로 시청률 상승을 유도했던 것과 유사하다.
이와 함께 ‘마이 걸’은 여러 면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교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서정우(이준기)의 엄마 김용림과 설공찬의 집안 어른인 최란이 골프장에서 벌인 말싸움은 ‘내 이름은 김삼순’에 재미를 더해준 삼순이 엄마 김자옥과 진헌의 레스토랑 지배인 여운계의 치열한 몸싸움을 연상케 했다.
또 ‘마이 걸’은 이동욱, 이준기, 박시현 등 신예들을 대거 기용해 ‘내 이름은 김삼순’이 현빈, 정려원, 다니엘 헤니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것처럼 또 한번의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 걸’은 1회에서 서정우의 액션신 및 총격신으로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 걸’은 ‘통쾌’라는 측면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에 2% 부족해 보인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가진 것 없고 예쁘지도, 몸매가 좋지도 않은 노처녀지만 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의 사장과 사랑을 키워가면서도 당당하게 할 말은 하는 김삼순을 통해 많은 여성들을 통쾌하게 만들며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반면 ‘마이 걸’에서는 아직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요소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재력이 있는 설공찬 앞에서 설설 기는 등 온갖 약한 모습을 보이는 주유린에게서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마이 걸’이 시청률 고공비행을 위해 추가해야 할 요소는 ‘통쾌’, 그리고 이를 통한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김은구 기자 kingk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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