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이사 부인들에게 선사된 장미 꽃 한 송이가 한인회 이사회 분위기를 개선시키는 묘약이 될 수 있을까?
필라 한인회(회장 강영국)는 지난 7일 한인회 역사상 처음으로 46명 이사들의 부부 동반 신년 하례식을 치렀다. 박영근 이사장의 초청으로 필라 다운타운 마켓 & 17가에 있는 피라미드 클럽에서 열린 이날 하례식은 여태껏 필라 한인 사회에서 실시된 어느 행사와 진행 스타일과 격이
달랐다. 개최 장소가 멜론 뱅크 본점 42층에 있는 스카이라운지이어서 필라 중심가의 야경이 훤히 보이는 탓도 있었지만 하례식 중간에 이사 부인들에게 장미 꽃 한 송이가 전달되는 깜짝 쇼가 벌어져 전체 분위기가 매끄럽게 흘러갔다.
강영국 회장은 “묵묵히 봉사하는 한인회 이사들을 내조하는 사모님들에게 한인회를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 감사함을 표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원래 남자 이사들이 장미 꽃 줄기를 입에 물고 각자 와이프에게 전달케 하는 순서를 짰지만 한인회 이사회 분위기가 너무 점잖은 만큼 클럽 매니저를 통해 이를 전달하도록 바꿨다”고 말했다. 박영근 이사장은 “오늘 이사 하례식은 아무 안건도 없으며 단지 릴랙스하면서 프로그램을 즐겨 달라”면서 이사들을 격려했다.
단지 한인회 집행부의 이날 유일한 공식 업무는 다음 달 한국 외교 통상부 본부로 복귀하는 뉴욕 총영사관 동포 담당 김진만 영사와 포르투갈 대사관으로 이동하는 전혜란 순회 영사 업무 담당 영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모처럼 근사한 양식으로 저녁 식사를 마친 이사들은 특별 초청된 한인 가라오케 반주자의 도움으로 파티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이날 밤 늦게 귀가 길에 올랐다. 귀가 길을 재촉하던 남일현 이사는 “오늘 하례식 분위기 탓인지 이사들이 다소 흥분하는 것 같았다”면서 “한인회에서 그 동안 이사들에게 베푸는 것 없이 봉사하라고만 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와이프들 앞에서 체면을 세워주니 올해 이사회에서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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