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로부터 한국인의 피를 나눠 받은 한흑 혼혈 30세의 한국계 미국 프로 풋볼스타 하인스 워드가 지난 5일 치러진 제40회 수퍼보울 경기에서 일약 영웅이 되었다. 그가 속한 피츠버그 스틸러스팀에 우승컵인 롬바르디 트로피를 안겨주고 그는 영예의 수퍼보울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된 것이다.
그날 제40회 수퍼보울 게임을 잠깐이라도 본 사람은 1억4,000만 가량이었다고 한다. 달리 말해 미국인의 50%가 시청했다는 소리다. 그 어마어마한 시청률 때문에 30초당 평균 250만달러의 광고료를 아까워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런 세기적인 대잔치에서 한국계 하인스 워드 선수는 상대편 시애틀 시혹스와의 경기를 통해 4쿼터 승부를 결정짓는 터치다운을 비롯, 5리셉션으로 123야드, 1차례 러싱으로 18야드를 전진하며 피츠버그의 21:10 승리를 일구는 주역이 되었다. 이로서 워드 선수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연속 1,000야드 전진과 프로볼(올스타전)에 출전한 미식 풋볼선수로서 최정상에 올랐다.
이날 경기도중 한국말로 새겨진 그의 오른팔 문신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그는 단순히 매년 선출되는 미식 축구선수의 꽃인 MVP를 뛰어 넘어 그가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한국계’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인사회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보도에 의하면 1976년 3월8일 서울에서 주한 미국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하인스 워드 시니어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씨에서 태어난 워드 선수는 두살 때 미국에 왔다고 한다. 그 이후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두 모자가 겪었을 고생은 말로 하기엔 너무나 끔찍스러운 과거였다. 어머니 김씨는 국제결혼 여성의 아픔과 냉대를 무릅쓰고 아침 4시부터 하루 16시간씩 중노동을 해야 했고 워드 자신은 “혼혈”이라는 놀림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간 비행장 기내식 제조업체, 음식점, 호텔 등에서 접시를 닦고 청소를 하고 잡화점 계산대에서 풀타임과 파트타임으로 ‘투 잡스’ 생활을 해온 어머니 김씨는 돈 버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서도 아들에게 학교는 절대 늦거나 빠지지 않도록 애썼다고 한다. 그 결과 하인스는 이런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4년 장학금을 받고 조지아 대학에 들어가 어머니의 은공에 보답했다. 그리고 이번 수퍼보울 MVP 선수로 선정되는 순간 그는 “내 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어머니를 감싸안고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혈통을 따질 때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아버지가 누구든 유대인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 이유는 10달간의 태아로부터 유아기, 소아기, 청소년기를 통해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영향력이 한 인간의 형성과정을 결정 짓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우리 한국인들은 단일민족의 역사 안에서 타인종과의 국제결혼이나 혼혈아, 그리고 타인종에 대한 저항감을 느끼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21세기의 국제화 글로벌 세상에 사는 우리는 혈통위주에서 유대인처럼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편견과 색안경에서 벗어날 때라고 생각 한다.
얼마나 어머니 나라 ‘한국’을 좋아했으면 팔뚝에 한글로 자기 이름을 영구히 문신까지 새겼을까. 하인스 워드 수퍼보울 영웅을 우리 미주 한인사회만이라도 “당신은 자랑스러운 한인 2세”라며 초청 환영행사라도 벌인다면 그들 모자가 얼마나 기뻐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재동 한미 인권 연구소 L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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