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거센 반발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 뉴욕과 뉴올리언스, 마이애미 등 미국 주요 항구들의 항만운영권이 아랍에미리트연합 국영회사에 넘어가 미국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국영회사인 `두바이포트월드(DubaiPortWorld)’는 지난 18일 영국 `P앤O’사를 6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P앤O’사가 뉴욕과 뉴저지, 뉴올리언스,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등 미국 주요 항구 6곳의 항만운영권을 갖고 있다는 것.
두바이포트월드와 P앤O간의 계약에 따라 미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뉴욕 등의 항만운영권도 아랍계인 이 회사에게 넘어가게 됐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계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사전에 이 계약에 따른 국가안보상의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했으며 걱정할 게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언론을 통해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중동 순방을 떠나기전 아랍언론과의 회견에서 정부내 의견 수렴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 계약은 `국가안보 점검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계약은 미 재무부 산하 대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까지 받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이같은 설명과 관련 절차들에도 불구하고 의회와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9.11 사태 때 테러범들이 돈세탁 기지로 이용한 곳이 아랍에미리트연합인데, 이런 나라 회사에 미국의 관문 운영권을 맡길 수 있느냐는게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파키스탄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이란과 북한, 리비아 등에 보낸 핵부품들이 비밀 선적된 곳도 바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화당의 린드세이 그래험 상원의원은 많은 미국인들은 왜 지금, 이 지역, 이 회사가...라며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도 9.11과 관련된 나라가 우리나라의 가장 큰 항구 운영의 일부를 넘겨받는게 괜찮다는걸 확인하기 위해 비밀절차를 밟고 있다는건 웃기는 일이라며 이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의원도 정부의 해명이 어떻든 우리 항구들의 관리권을 외국 정부, 특히 과거 문제가 있었던 나라 정부에 넘기는건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라며 우리는 외국 정부의 약속에 의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애미의 한 항만관련 회사는 소송까지 냈다.
영국 `P앤O’의 마이애미 항만운영사업 파트너였던 `컨티넨털 스티브도링 앤 터미널사’는 ‘P앤O’의 일방적인 회사 매각은 계약위반일 뿐 아니라 미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며 법원이 이를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 회사는 또 1천만달러 이상의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잇따르는 의회측의 비판에 대해 얼마든지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처토프 장관과 라이스 장관 등은 의회측에 비밀사항을 포함한 모든 자세한 배경을 설명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피터 킹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계약에 따른 회사 차원의 절차에는 문제가 없을 지 모르지만 그 회사가 누구를 어떤 방법에 의해 채용하는지 등은 따질 수 없다며 안보상의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는 등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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