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사회를 바라보는 총영사의 무의식 세계는...
무의식에 잠재된 나의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나 학창시절 교사에게 호되게 야단맞은 일이 기억난다.
당시 선생님은 무의식속의 나의 잘못된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났다는 요지의 지적을 했었다. 기자는 족집게 같은 선생님의 지적에 감탄했고 훗날 인간과 인류의 집단 무의식을 탐구한 프로이드와 칼 융등과 같은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접했다.
갑자기 기자가 ‘무의식 세계’를 들먹이는 것은 최근 공관이 주최한 한 모임에서 총영사의 홍보에 대한 모호한 인식과 동포언론 나아가 동포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무의식 세계를 엿보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 현장은 21일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한인회장과 민주평통회장 그리고 하와이 진출 본국 지상사 직원들과 한인언론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1/4분기 경제홍보 전략회의장이었다. 이날 모임(본보 2월23일 보도)은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각계 인사들이 힘을 합쳐 서로 돕는 방안을 모색해 가자는 매우 긍정적인 취지의 회동이었다. 그런 취지에 걸맞게 참석자들은 연휴 다음날 바쁜 근무시간중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어 참석해 매우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의를 진행하던 총영사는 국가 이미지 제고와 관련한 발언을 하며 갑자기 본보 2월 5일자 기사와 관련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출했다.
‘지난 2일 한국학센터에서 열린 우남 이승만박사 숭모회에서 주관한 모임을 계기로 불과 이틀만에 2만3,000여달러가 모금되어 조국의 자유수호국민운동 본부에 전달되었다’는 내용의 동포언론 기사에 대해 총영사는 “현지 언론이 아무런 판단의식 없이 별 것도 아닌 내용을 기사화 해 한국정부를 좌파 정부로 몰고 있다”며 “현 정부는 좌파정부라고 밝힌 적이 없고 어느 좌파정부가 미국과 FTA 협상을 하려 하겠느냐”며 반문했다.
오보도 아니고 추측보도도 아닌 언론사의 ‘사실에 근거한 취재보도’에 대해 외무관료 출신의 공관장이 사석도 아닌 공식석상에서 최소한의 우회적인 ‘외교적 발언’의 노력도 무시한 채 직격탄을 날리는 지극히 ‘비외교적’인 태도에 기자는 순간 진땀이 났다.
가뜩이나 회의장 에어콘 시설 고장으로 더워진 회의석상이 더욱 뜨겁게 느껴졌다.
이어 총영사는 얼마 전 힐로를 찾아 해리 김 시장과 경찰국장을 만나 나름대로의 외교활동을 펼치고 왔다고 밝히며 힐로 경찰국장이 오아후에 오면 골프회동도 할 것이라고 친절하게 보고 했다.
이때까지만도 총영사의 무의식 세계에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기자는 회의를 마치고 총영사와 작별 인사를 나누며 이웃섬 순회 영사나 공관장 회의 참석등과 같은 공식일정은 동포 언론에 제대로 알려 달라는 요청을 했다.
왜냐하면 주지사실에서는 지난 한 주간 주지사의 공식행사 참여 내용과 또 앞으로 한 주간 주지사 공식일정을 각 언론에 친절하게 이메일로 알리며 주지사의 주정활동을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영사는 기자의 요청에 “그것은 곤란하다”며 예상외로 심각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홍보전략 회의를 분기별로 주재하고 있는 총영사가 공식석상에서는 밝히는 자신의 공무 홍보를 언론사에는 왜 곤란하다는 것인지...
21일 총영사의 동포언론 보도에 대한 직설적인 불만 표출과 공무 보도자료 요청에 대한 거부는 공관장이 이번 기회에 참여정부의 언론관을 동포사회에도 확실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본인의 동포사회를 내려다보는 시각이 무의식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판단 된다.
물론 기자의 판단이 오판 일 수 도 있다.
한인 동포의 일원으로 부디 총영사의 동포사회를 바라보는 무의식의 세계가 이날 모임의 취지처럼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것이 되길 바란다.
신수경
편집국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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