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연루 엔론社 패스토우 등 형사처벌
’최고재무책임자(CFO) 시대는 끝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기업의 재무혁신을 외치며 승승장구해 온 슈퍼스타급 미국 CFO들이 각종 회계부정 의혹에 휩쓸리며 몰락하고 있다며 이들의 어두운 현주소를 조명했다.
추락한 CFO의 대표적인 전형은 몰락한 엔론 CFO였던 앤드루 패스토우. 1999년 CFO에 임명된 뒤 2001년 엔론 파산 때까지 패스토우는 ‘재무 마법사’라는 별명답게 ‘부채를 숨기기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만들어낸다’는 엔론식 분식회계 전략을 직접 설계했다.
한 때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패스토우는 감형을 조건으로 7일 열리는 법정에서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제프리 스킬링 전 엔론 최고경영자(CEO)와 케네스 레이 전 회장에게 불리한 ‘결정적’ 증언을 할 예정이다.
2001년 3ㆍ4분기 수익증가률을 두 배나 부풀려 110억 달러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통신제국 월드컴(현 MCI)의 전 CFO 스콧 설리번은 버나드 에버스 전 회장이 구속되는데 결정적인 증언을 한 뒤 5년형을 선고 받고 옥살이 중이다.
경제 전문지 ‘CFO 매거진’이 수여하는 ‘최고 CFO상’를 받기도 한 보안장비업체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마크 슈워츠는 회사 자금 1억5,00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말 3,500만 달러의 벌금 및 25년형을 선고받았다.
CFO 매거진 줄리아 호머 편집국장은 최고 CFO상 수여를 중단키로 했다며 초대형 분식회계와 주가조작을 CFO가 대부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실적을 올리는지 제대로 알아낼 길이 없음을 깨닫게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각종 부정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CFO 수는 95~99년 6명에 불과했지만 2000~2004년 27명으로 급증했다.
CFO들의 사기도 꺾였다. CFO 매거진이 최근 200명의 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0% 정도의 CFO가 ‘일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으며, 16%는 ‘사베인스_옥슬리법 제정 이후 다른 직장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2002년 제정된 ‘사베인스_옥슬리법’은 증권거래위원회가 대부분 대기업의 재무제표를 직접 감사할 수 있도록 해 CFO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2003년 한 주 평균 49시간이었던 CFO들의 근무 시간이 2004년 53시간으로 느는 등 업무량도 증가했다. 단, 연봉도 함께 뛰어 350대 기업 CFO의 평균 연봉이 2000년 170만 달러에서 지난해 220만 달러로 치솟은 것이 CFO들의 유일한 위안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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