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숙<자영업>
그녀를 만난건 내 인생의 행운이었다.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터놓고 정을 나누기가 쉽지 않는 미국생활속에서 그녀는 내 속마음을 말할수 있는 벗중의 하나이다. 또한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을 미리 예비해 놓으신 하나님의 계획이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된다. 이 지역으로 이사온지 4 년, 그러니까 그녀를 알게 된지도 4년쯤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교회에 온 우리는 같은 소그룹의 멤버가 되었다. 참으로 평범한 그녀였다. 아니 오히려 평범의 기준에서보면 무척이나 무뚝뚝한 편이었고 , 표정의 변화가 없어서인지 속생각을 가름할수 없었던 그녀였다 . 그러던 그녀가 언제부터인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만날수록 속깊은 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감추어진 따뜻함과 너그러움이 끝이없었다. 그래서 난 그녀를 누군가에게 소개할땐 농담으로 말하곤 한다. 정성껏 우려낸 사골 국물같다고…
1 년반전, 그녀는 암을 선고받았다. 암에는 ‘선고 ‘라는 단어가 따라다닐 만큼 듣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좌절시키는 병앞에서 그녀가 보여 주었던 행동은 참으로 놀라웠다. 내가 이전에 알고 있었던 그녀가 아니었다. 두려움은 잠시 주님에게 맡겨놓은 사람처럼 어떤 흔들림도 없이 담담하였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강인함이 신실한 믿음에서 나옴을 알고 있었지만 표정조차 바뀌지 않음은 정말 대단하였다.
오히려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해하며 먼저 위로하는 그녀였다. 자신의 어둠을 어둠으로 보지않고, 절망하지 않음으로 어둠이 곧 거두어진다는 사실을 마치 그녀는 아는 사람같아 보였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도 웃음을 보여주어 목사님조차 놀라셨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후, 그녀는 우리곁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때론 적당한 고독감을 즐기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수없는 그 완전한 고독앞에서 그녀는 일어선 것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마음속 깊은 곳에 주님에 대한 열정을 가득담은 사람이 되어서 말이다. 그녀에게서 나약함이 무엇인지, 의지가 무엇인지를 배웠다. 생명의 위협앞에서 조급해 하지 않는 의연한 자세가 부럽기까지 하다. 살다보면 언제, 어떤일이 내앞에 놓일지, 한치 앞도 볼수 없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이제 내 차례가 되었다. 그녀를 통하여 절망의 전과자가 되어 신음하고 있는 나는 힘을 가진다. 이런 까닭에 자꾸만 나약한 생각들로 비틀거리는 내게 그녀를 미리 알게하심이 주님의 사랑임을 의심할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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