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최고령 백악관 출입기자 헬렌 토마스
대통령 답변 맘에 안들자 말자르며 따져
세계 최고의 권력자인 미합중국 대통령과 백악관 출입 최고령 여기자가 기자회견장에서 맞붙었다.
갈수록 꼬이는 이라크 사태와 관련, 2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허스트 뉴스의 칼럼니스트이자 백악관 기자단 가운데 최고참 겸 최고령자인 헬렌 토마스(86·사진)를 질문자로 지명했다. 장장 57년간 UPI의 백악관 출입기자로 활약하며 날카로운 질문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필두로 8명의 역대 대통령들을 괴롭혔던(?) 진보적 성향의 헬렌은 지난 수년간 부시 대통령이 필사적으로 기피해온 언론인. 부시 대통령은 이제까지 기자회견에서 단 한번도 그녀에게 질문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뜻밖에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헬렌이 “내 이름을 부른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자 부시 대통령은 “그렇다면 지명을 철회하겠다”고 웃으며 맞받았다.
헬렌은 이어 “대통령이 제시한 이라크 침공의 명분은 모두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신은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이라크와의 전쟁을 원했다. 도대체 이라크를 침공한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지듯 물었다. 당황한 부시 대통령이 “역대 어떤 대통령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며 우회성 답변을 시도하자 헬렌은 서너 차례 그의 말을 자르며 자신의 질문을 보충했고, 부시 대통령은 그때마다 “헬렌, 잠깐만” “내 말 아직 안 끝났오”라며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인터넷에는 헬렌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무례했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많이 떴으나 그녀는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려고 기자가 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속시원하게 물어 보아주기 위해 언론인이 된 것”이라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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