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서 열린 자카리아스 무사위의 선고공판 광경을 그린 스케치.
9·11 공범 무사위 첫 증언…“세계무역센터 공격도 미리 알아”
9.11사태 공범으로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기소된 자카리아스 무사위가 27일 기소 이후 처음 증언대에 섰다.
그는 지금까지의 진술을 뒤집고 9.11 사태 당시 자신은 5번째 비행기를 납치해 백악관으로 돌진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 국적을 가진 무사위는 자신에 대한 사형판결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그는 등에 ‘죄인’이라고 쓰여진 녹색 죄수복을 입었으며 부드러운 톤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무사위는 이날 이른바 ‘신발 폭탄’의 주인공 리처드 리드도 자신의 비행기 납치 및 백악관 공격에 합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리드는 지난 2001년 12월22일 파리발 마이애미행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 내에서 신발에 설치한 폭탄을 터뜨리려다가 체포됐다.
지금까지 무사위는 미국이 앞서 기소돼 수감중인 과격 테러범 이집트 수장의 석방을 거부할 경우 백악관을 공격할 계획이었다며 자신의 백악관 공격 계획이 9.11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무사위는 이날 증언에서 지난 2001년 8월16일 체포됐을 당시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9.11 공격이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수사관들에게 허위 진술을 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은 그 음모에 참여하지 않았고 거사일 등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체포된 후 알-카에다의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공격 결과를 알기 위해 교도소 내에서 라디오를 구입했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무사위를 기소한 검찰은 만약 그가 체포된 후 9.11사태 준비상황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했다면 3,000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9.11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사형선고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무사위의 사형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의 행위가 9.11사태에 따른 최소 한 명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무사위는 지난해 4월 9.11 공격음모에 대한 자신의 연루를 인정했으며 이 날 재판은 그에 대한 배심원단의 사형 또는 종신형 선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연방법은 사형 선고의 경우 판사가 아닌 배심원단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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