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첫 여 경찰국장 마릴린 디아즈
원래 꿈은 교사…74년 첫 입문
‘여자라서 봐주기’식 배려
오히려 부담과 갈등만이…
불모지 개척하는 마음으로 버텨
시에라 마드레시 경찰총수로
LA카운티 최초의 여성 시경찰 총수로 지난 13일 취임한 마릴린 디아즈(54·시에라 마드레 경찰국장)는 32년 전 패사디나 경찰에 입문할 때부터 외로운 선구자가 되어 여성들의 법집행관 진출 포석을 다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는 28일 디아즈가 1974년 패사디나 경찰국에 사상 첫 여성 순찰경관이 된 후 외길을 걸으며 160명 경관규모의 순찰대장(서열 3위)이 되었다가 급기야 시에라 마드레시 경찰국장으로 선출된 배경을 자세히 조명했다.
시에라 마드레는 인구 1만1,800여명으로 경찰관수가 총 16명인 소도시. 주민들은 11년간 경찰국 바로 옆에 살면서 시 전체를 꿰뚫고 있는 디아즈가 신임 경찰국장이 되고 게다가 그녀가 캘리포니아주 통틀어도 몇명 안 되는 여성 경찰총수인 것에 큰 환영과 자부심을 표하고 있다.
디아즈는 사우스LA와 샌개브리엘에서 자라 칼스테이트 LA를 나왔다. 그녀의 원래 꿈은 교사였지만 대학시절 우연히 형법개론을 선택과목으로 들으면서 법집행관으로 진로가 바뀌었다.
74년 경찰학교에 입학했을 때도 그녀를 포함해서 여성은 단 둘이었다. 패사디나 경찰국에서도 그녀는 사상 첫 여성 순찰경관이었다. 그때까지는 여성 경찰에게 청소년 범죄나 성범죄, 또 교도소 관련 업무만 주어졌기 때문.
유니폼을 갈아입을 러커룸도 없었고 남성 동료들은 범인체포 등 위험한 순간에는 그녀를 빼주는 배려(?)를 했다. 사건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 주민들이 믿을 수 없어 했다. “집에서 아기나 잘 기르지”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었다.
첫 몇년은 갈등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힘과 부담을 함께 실어준 것은 당시 경찰국장이었던 로버트 맥고완의 “뒤를 이을 여성 후배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라”던 격려였다고 한다.
성실하고 용감한 여성 경찰이었던 그녀도 총에 맞지는 않았지만 두 차례나 위험한 총격사건 현장에 있었다. 기병순찰 때 말에서 떨어지는 중상을 입고 6개월이나 출근을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일은 사망 사실을 배우자 등 가족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시에라 마드레 시경국장으로 그녀는 보다 안전한 시와 경찰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먼저 경찰과 함께 일할 시민자치순찰대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자원봉사 인력을 최대한 끌어 모으고 청소년들에게는 공공안전 교육과 계몽을 시킨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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