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실 놓고 경제학자들 설전
불법 체류자는 미국 경제에 약인가 독인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30일 불법체류자들이 미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두고 미 정치권과 경제학계 사이에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논란은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한다는 ‘불법이민 규제강화 법안’이 옳은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논란은 불법체류자 때문에 미 국민이 고용면에서 피해를 입고 있느냐 여부다. 현재 미국 내 불법체류자 중 일자리를 갖고 있는 인구는 약 1,100만 명.
불법이민 규제강화에 찬성하는 쪽은 갈수록 늘어나는 불법 체류자들이 일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거나 새로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민연구센터 스티븐 카마로타 수석 연구원은 불법체류자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18~64세 인구 중 미 국적자는 61% 증가했지만 일자리는 고작 9% 밖에 늘지 않았다”며 “특히 저학력 미국인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년 간 고졸 이상 미국인 취업률은 78%에서 75%로, 고졸 미만은 59%에서 56%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농림수산업, 건설 노동자, 가정부 등 저임금 미국인 10명 중 1명은 이 기간에 일자리를 잃었고, 높은 학력을 요구하지 않는 40여 개 직종에 일하는 1,700만 미국인들은 불법 체류자들과 피 말리는 일자리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JP 모건의 안토니 첸 수석 연구원 등은 저임금 불법체류자는 미국인에게 피해는 커녕 이익을 준다고 강조한다. 첸은 “저임금 불법체류자를 내쫓는다고 미국인들이 그 만큼의 보수를 받고 같은 일을 하지 않을 게 확실하다”며 “미국인은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며 기업으로서는 뜻하지 않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해외 이전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서 건설업을 하는 셔먼 하머씨는 “값싼 임금의 불법 체류자 덕분에 주택 물량을 겨우 맞출 수 있다”며 “이들이 빠져 나가고 나면 일손이 달려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역효과를 불러올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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