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정인 한국에 여자가 국무총리가 된다고 야단들이다. 국회 인준 절차만 남았다. 아직도 유교 사상에 젖어있는 우리로서는 여자가? 머리를 갸우뚱한다. 그러나 시대가 천지 개벽으로 바뀐 세상인데 남녀의 구별이 어디 있겠는가.
서울대학 수석입학 수석졸업도 여성이고, 사법시험도 여자가 수석합격이고, 사범대 졸업이고 포도대장 만드는 경찰대학에서도 수석졸업 1, 2, 3등이 모두 여자란다. 정치에서도 제1 야당을 여자 총재가 잘 이끌어가고 있다. 법무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 여성 장관이 수두룩하고 현재 국회에는 39명의 여성의원이 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어쩌구… 하던 말은 남녀칠세부동석 시대 이야기다. 지금은 중고등학생들을 보아도 사내들 보다 여자 애들이 더 똑똑하고 활동적이며 부모 속도 덜 썩인다. 이러다가는 우리도 이스라엘 민족처럼 모계혈족의 진골이 될 수도 있겠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 때 남자는 진흙으로 빚어 만들었지만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를 뽑아 만드셨다고 성경에 써 있다. 남자를 만든 원료는 진흙이므로 구워도 잘 깨지는 질그릇이고 진흙에 풀이 섞여서 몸에 털이 나고 깨끗지 못하다. 그러나 여자는 단단하고 깨끗한 남자의 뼈를 원료로 만들었으므로 색깔도 깨끗하고 살결도 매끈하다. 그러므로 여자가 더 인내성이 강하고 늙어서도 남자보다 10년 이상 더 산다. 양로원이나 노인 아파트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비율이 20대1이 넘는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도 옛말이다. 지금은 여자가 더 억척스럽고 어머니가 가장 노릇을 아빠보다 더 잘 한다. 이런 시대에 나라의 살림을 책임 질, 엄마 총리가 나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요, 죽을 쑤는 참여정부에 바람직한 일 일수도 있다.
요셉을 형제들이 장사꾼에게 팔아 넘겼기에 요셉이 애굽의 국무총리가 된 것처럼, 북한에서 한명숙이라는 어린 소녀를 남쪽으로 쫓아냈으므로 남쪽에 와서 국무총리가 된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하늘이 한국의 살림꾼으로 엄마 총리를 주신 것이다.
정부수준은 국민수준과 비례한다고 했다. 정부가 B급이면 국민수준도 B급이요 정부가 A급이면 국민도 A급이라는 것이다. 지금 정부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정부는 C급인데 국민은 B급인 듯 하다. 각종 한류는 합격점인데 정부는 빵점이다. 경제, 과학, 체육, 문화예술은 앞서 가는데, 정치는 앞서가는 사람의 바지가랑이를 끌어내리고 있다. 정부가 방해꾼이다. 이런 때에 행정을 이끌어 나갈 여성 국무총리가 치마폭으로 치부를 가리고 조금만 잘해도 사내보다 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역사를 보면 정몽주는 충신이고 황희는 그냥 정승이라고 한다. 임금이 곧 나라였던 시대에 정몽주는 임금을 위해 죽었으니 충성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정몽주보다 황희가 더 충신이요 백성을 위한 정승이었다고 생각한다. 임금을 위한 재상은 ‘왕의 남자’는 될 수 있어도 ‘백성의 남자’는 아니다. 황희는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37년간 영의정을 비롯해 여러 재상을 두루 지냈다. 결백한 청백리 황희 정승은 충신이었다. 황희의 忠(충)은 임금을 위한 것 보다 백성을 위한 忠(충)이었다. 그 시대는 군왕시대였지만 정치 사상은 백성이 근본이라는 민주주의 사상을 가졌던 충신이었다. 이번에 영의정이 되시는 한명숙 총리도 임금을 위해 충성하고 죽는 사람이 되지 말고, 백성을 위해 죽도록 충성하는 황희 정승 같은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
한명숙 부부가 민주화 운동으로 가슴에 달은 별이 헛되지 않도록 넓은 치마폭으로 힘없고 갖지 못한 백성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길 바란다. 바라건대, 국민의식 개혁운동을 일으켜 웰빙으로 사치스럽게 사는 국민보다, 똑똑하고 일등만 좋아하는 민족보다, 더불어를 모르고 나만 챙기는 국민보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로부터 칭찬 받고 존경받는 민족이 되는 나라의 엄마 총리가 되시길 기원하며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훌륭한 국민이 훌륭한 정부를 만든다.
윤학재 <수필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