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인사회에서 가정불화 및 가정폭력이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가정폭력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많은 관심과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지난달 3일 주부가 가족 살해 후 방화한 동반자살 사건, 3월25일 발생한 동거애인 살해 후 자살사건, 지난주에 있었던 자녀 차량방화살해, 그리고 8일과 9일에 각각 발생한 동반 자살사건 등 가정폭력이 유행병처럼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요즘 발생하는 가정폭력에는 몇 가지 특이한 점들이 목격된다. 첫째, 과거 3~4년 전만해도 가정폭력은 말 그대로 때리고, 밀치고, 던지고, 욕하는 수준에서 끝났지만, 요사이 발생하는 가정폭력은 제2의 범죄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질, 살인미수, 방화, 살인 등과 같은 범죄로 연결되며, 또한 자신과 배우자의 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범위까지 확대되고 있다.
둘째로는 가정의 갈등 및 폭력의 핵심에는 늘 40대, 50대 가장들이 있음을 보게 된다.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는 우리네 가장들은 이민 사회의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기가 죽어 마치 한 남자가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
많은 가장들이 경제력을 상실하면 가족들로부터도 버림받는 게 우리의 아픈 현실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설사 사업에 실패하거나 실직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경제적 의무만 강요받으며 아내와 자식들로부터 소외당하는 게 오늘날 가장들의 현주소라고 그들은 말한다. 한마디로 그들은 공허 함, 쓸쓸함으로 외로움을 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이민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곧 가정의 문제이며 가정의 문제는 바로 아버지(남편)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정폭력은 어떠한 이유라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네 가장들이 겪고 있는 삶의 고통들을 이해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삶의 선택들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한인가정담소는 최근에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족간의 갈등 및 폭력을 해소하고 한인사회의 이민자들과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24 시간 핫 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기존의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핫 라인 서비스를 모든 어려운 사람들에게 확대 제공하여 본인과 가정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려고 한다.
또한, 가정폭력 가해자 교육을 수료한 사람이나, 화 조절, 갈등해소 방법들을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해 매달 2회씩 정기적인 서포트 그룹 모임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교육과 그룹활동을 통해서 가족간의 갈등 및 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대화기술, 스트레스 조절방법, 화 조절 방법 등과 같은 효과적인 기술들을 숙지하여 생활화한다면 최근에 일어나는 극단적인 비극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장종구
LA 한인가정상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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