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근 대책위원회에서 2년여에 걸쳐 사무총장으로 수고한 이채묵씨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마약복용과 신분도용 범죄자로 추방명령까지 받은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던 걸프전 참전용사 박씨의 법원판결이 부당함을 주장하며 추방을 막아보기 위해 시민운동의 불씨를 지핀 장본인의 한 사람인 이씨는 자원봉사의 힘이 무엇인지를 하와이 한인들에게 전하고 있다.
-박병근 사건에 뛰어든 동기는
처음 이 일을 우연히 접했을 때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철수 사건(1973년 중국인 살해혐의로 수감되었다가 1983년 무죄판결을 받은 일) 때 도와준 스티브 장 변호사와 알렌 신 마약없는 세상 국장이 격려해 준 것이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지난 2년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철수 사건 때는 미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가 하나가 되어 범아시아 전국운동을 펼친 역사적이 사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적, 물적 지원이 풍부했지만 박병근 사건은 그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부족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처음에는 한인사회에 많이 알려진 사람들이 너도나도 동참하여 돕겠다고 했지만 일이 벽에 부딪힐 때마다 한두 명씩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봉사는 자신을 나타내거나 이득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일이 봉사이다. 알렌 신, 데니스 정 변호사 등 돈 한푼 받지도 않으면서도 불가능한 일에 자신의 일처럼 헌신하는 모습이 다른 한인들에게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인 커뮤니티가 발전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한인사회가 어려워하는 법정문제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되었으며 한인사회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도 보람을 느끼는 일이다.
최근에 만난 에드 쿠보 검사장도 “처음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을 찾아 왔을 때는 어린애와 같았는데 지금은 성장한 어른의 모습이 느껴진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번 일에 관계한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다. 박씨 케이스가 좋은 결과를 맺는다면 타 커뮤니티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모든 한인들이 끝까지 관심과 성원을 가져주길 바란다.
<주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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