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선수 46명 ‘DNA 불일치’불구
피해여성 재학 센트럴대학과 주민들은
‘백인학교’뿌리깊은 반감, 계속수사 요구
듀크대학 농구부 선수들의 흑인 여성 윤간 의혹과 관련,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 카운티 검찰은 농구부 소속 백인선수 46명의 DNA 샘플을 수거해 피해자의 몸과 옷에서 검출한 정액과 비교해 본 결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0일 발표했으나 파문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 니퐁 카운티 검사장은 11일 윤간 피해여성이 재학중인 노스캐롤라이나 센트럴 대학의 커뮤니티 대책회의에 참석, “지난 3월13일 파티에서 분명 범죄가 발행했다”며 “DNA 검사 결과에 관계없이 듀크대 농구부 라크로스(lacrosse) 선수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센트럴 대학은 명문 사립대학인 듀크대로부터 불과 수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재학생의 대부분이 흑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니퐁 검사장의 발언이 나오자 선수들의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인 웨이드 스미스는 11월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니퐁 검사장이 주민들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흑인들의 표를 의식, 이번 사건을 인종문제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DNA 결과를 받아들여 수사를 종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지역의 흑인 주민들과 센트럴대학 학생들은 DNA 검사 결과에 상관없이 검찰 수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듀크대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도 한몫하고 있다.
1960년대 민권운동을 거친 후에야 마지못해 흑인 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듀크대를 흑인 주민들은 아직도 ‘플랜테이션’(노예를 부리는 농장)이라고 부른다.
주민들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던 해묵은 감정은 등록금만 연 4만3,000달러에 달하는 ‘백인 귀족대학’의 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스트립 댄서로 나선 흑인 대학 여대생을 윤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13일 듀크대 라크로스 농구팀 공동 주장 숙소에서의 파티에서 비롯됐다. 검찰은 파티에 앞서 한 명의 선수가 팀 동료들에게 스트리퍼를 고용할 것을 제안하면서 “그들의 껍질을 벗겨 먹어치울 것”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띄운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이들에 의해 고용된 2명의 스트리퍼 중 한 명인 피해자는 선수들의 태도가 거칠어지자 겁을 집어먹고 집밖으로 도망치려다 세 명의 백인 선수들에 의해 강제로 욕실로 끌려 들어갔고, 이어 손과 발을 제압 당한 상태에서 30분간 윤간을 당했다.
검찰은 자신을 윤간한 3명이 모두 백인이라는 피해 여성의 주장에 따라 라크로스 농구부 47명 가운데 흑인 선수를 제외한 46명의 DNA 샘플을 수거, 조사를 벌였으나 피해 여성에게서 채취된 정액의 DNA와 일치하는 샘플은 없었다.
백인 남성들의 흑인 여성 윤간 의혹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DNA 조사를 거치면서 이제 흑백간의 인종싸움으로 전선을 확대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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