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엔 붓, 한손엔 확대경 들고 1/40㎜ 굵기 붓질로 30겹 채색
제작기간만 거의 20년 소요
‘신비한 미소, 빛과 어둠이 동시에 묻어나는 두 손, 어둡게 묘사된 피부에서도 배어나오는 빛.’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2일 “프랑스 화가 겸 미술사가인 자크 프랑크가 ‘모나리자’에 얽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신기(神技)의 비밀을 500년 만에 풀었다”고 보도했다.
16세기 초반 포플러 나무판에 그려진 모나리자의 얼굴과 손을 표현한 붓 자국은 너무 미세해 X선 투시나 현미경으로도 잡아내지 못할 정도다. 프랑크는 다빈치가 엄청난 공력을 들여 아주 정밀한 붓질로 이런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크기인 4분의 1㎜ 정도 길이의 선으로 채색을 반복한 뒤 극도로 엷게 희석시킨 물감층으로 그림 전체를 덧칠하고 다시 미세한 채색 붓질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그림을 완성시켰다는 것. 즉 연한 노랑색으로 먼저 밑칠을 하고 희석한 붉은색 계열의 물감으로 그 위에 색조를 조절한 뒤 미세한 붓질로 음영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얇은 물감층을 덧씌웠다는 설명이다.
다빈치의 붓질은 결코 1~2㎜를 넘어가지 않았다. 그림의 중요한 부분에서는 핀의 머리보다 작은 3분의1~4분의1㎜ 크기의 채색으로 큰 화면을 채워나갔다.
프랑크는 다빈치가 먼저 스케치를 하고 붓질 채색을 한 뒤 그림 전체를 덧칠하는 방식으로 모나리자를 그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에 따르면 다빈치가 반복한 물감층만해도 30겹이나 된다. 다빈치는 이토록 미세한 작업을 위해 한 손에는 붓, 다른 한 손에는 확대경을 들고 작업했을 것이라고 프랑크는 밝혔다.
실제로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1503년에 그리기 시작했으나 1516년 프랑스로 이주할 때까지도 여전히 이 그림에 매달려 있었다. 다빈치는 1519년 사망하기 직전 모나리자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거의 20년의 세월을 이 그림에 쏟아 부은 것이다.
모나리자 비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도한 분위기와 감상자를 응시하는 여인의 시선 처리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방식이었다. 여인을 그림의 중앙에서 약간 비껴놓고 손을 함께 묘사해준 것도 그림의 3차원적 깊이를 더해준다.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은 이 달부터 내년 1월까지 계속될 다빈치 전시회에서 프랑크가 다빈치의 그림 제작 기법으로 그린 6점을 전시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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