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시달리자 남편과 공모
각지서 답지한 성금등 챙겨
경찰, 병원 조사 거짓 드러나
지난 3월8일 여섯 쌍둥이를 출산했다는 미주리주 여성의 주장은 주변의 온정에 호소해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생활고를 덜고 밀린 고지서를 납부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꾸민 희대의 출산 사기극이었다.
고난도 사기행각을 벌인 엽기 커플은 미주리주 그레인 밸리에 거주하는 크리스 에버슨(33)과 사라 에버슨(45). 이들은 렌트비를 내지 못해 퇴거당할 위기에 처하자 여섯 쌍둥이를 낳기로 ‘합의’를 보았다.
각본에 따라 남편인 크리스는 지난달 8일 아내가 한꺼번에 여섯 쌍둥이를 낳았다며 주변에 다급히 도움을 호소했고, 이들의 가정형편을 아는 이웃들은 다투어 현찰과 가족용 밴, 선물권, 옷가지와 먹거리 등을 마련해 주었다.
에버슨 부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여섯 쌍둥이 출산 소식을 취재하려는 지역 언론까지 자신들이 꾸민 사기극의 들러리로 활용했다. “쌍둥이 가운데 두 아들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없다”며 취재진 앞에서 대성통곡하는 명연기로 주변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뒤 각지에서 답지한 ‘성금’을 챙긴 것.
이들은 “친척들 가운데 누군가 아이들을 해치려 하기 때문에 법원으로부터 이들의 출산을 비밀에 붙이라는 재정명령을 받아냈다”며 여섯 쌍둥이를 공개하지 못하는 뒷 사정을 설명했다. 대신 이들은 조그만 아이들 방을 만들고 배가 남산만큼 부른 사라의 사진과 자궁 속의 여섯 쌍둥이를 찍은 것이라는 초음파 사진, 임신부 옷과 6개 바구니에 담긴 선물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그레인 밸리 일대 병원 그 어느 곳에서도 여섯 쌍둥이가 태어난 사실이 없다는 정보를 접수한 경찰은 11일 이들 부부를 직접 소환해 조사를 했고 결국 출산 사기극의 전모를 밝혀냈다.
아론 앰브로스 그레인 밸리의 경찰국장은 “이제까지 숱한 사기극을 겪었지만 출산 사기극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 커플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동거를 시작했으며 사기극을 꾸민 뒤 정식으로 결혼했다. 에버슨 부부는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자 남편을 위한 결혼식, 아내를 위한 결혼식, 자녀들을 위한 결혼식 등의 명목으로 연거푸 네 차례나 예식을 치러 그때마다 적지 않은 축의금을 수중에 넣기도 했다.
한편 수년 전 사라와 같은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다는 한 남성은 “그녀가 당시에도 ‘최소 여섯 쌍둥이를 임신했으나 유산했다’고 떠들고 다녔지만 교인들은 그녀의 말을 거의 믿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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