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당시 펜실베니아 들판에 떨어져 승객 33명과 승무원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나이티드항공 93기의 추락전 마지막 32분간 상황을 담은 항공기 조종실 녹음내용이 12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유나이티드항공 93기는 9.11 당시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네번째 항공기로 승객들이 테러범들로부터 항공기를 탈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추락했다. 이날 녹음내용 공개는 연방법원에서 9.11 사태 미국 내 유일한 기소자인 알-카에다 조직원 자카리아스 무사위에 대한 배심원 선고공판 과정의 하나로 이뤄졌다.
녹음은 스튜어디스의 기내방송과 함께 9월11일 오전 9시31분부터 시작됐으며 승객들의 반격은 대략 오전 9시57분께 시작됐다. 조종실 밖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한 납치범이 “싸움이 발생했느냐”라고 묻자 다른 납치범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잠시 후 오전 10시께. “나 다쳤어”라는 소리와 함께 한 승객은 “조종실 안으로, 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것”이라면서 “행동개시”(Roll it)라고 외쳤다. 이어 “막아” “밀어, 밀어”라는 고함소리가 뒤섞인 가운데 납치범과 승객간 격렬한 싸움이 계속됐다.
오전 10시2분께 계속 고도를 낮추던 항공기가 7,000피트에 이르렀을 때 조종실에서는 “위로 올려” “아래로 내려” “내게 맡겨” 등 고함이 터져 나왔고 이어 “알라신은 위대하다”는 납치범의 외침과 “노, 노, 노, 노…”라는 승객들의 절규가 메아리치다가 오전 10시3분께 폭발소리와 함께 모든 소리가 끊기며 잠잠해졌다. 항공기가 펜실베니아 들판에 추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