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고어 후보를 지지한 주들을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한 지도가 나돌면서 굳어진 ‘blue state’와 ‘red state’라는 표현을 접할 때마다 나는 과연 모든 미국인들이 그렇게 확고히 나누어지는 것은 아닐텐데 하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의문을 가진 사람은 역시 나만이 아니었던 듯, 요즈음 인터넷상에서 정치성향 조사 하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정치적 성향은 개인적 이슈와 경제적 이슈에 의해 결정된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10개의 문항에 답변하는 간단한 것인데 누구나 한번 자신의 정치 성향을 테스트 해 봄직하여 여기에 문항들을 옮겨본다.
개인적 이슈: (1)정부는 언론과 인터넷, 개개인의 발언 등을 검열해서는 안 된다. (2)군대는 지원자로 구성되어야 하며 징집은 옳지 않다. (3)성인들끼리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섹스를 규제하는 법규가 있어서는 안 된다. (4)성인들의 마약소지 및 사용 금지에 대한 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5)연방정부 발행의 신분증은 필요 없다.
경제적 이슈: (1)정부가 기업을 구제하는 일은 중지해야 한다. (2)국제 자유무역 관련 정부가 마련한 장벽들을 없애야 한다. (3)사회보장제도를 사유화하고 은퇴연금은 개인이 관리토록 해야 한다. (4)정부는 빈곤층 지원 웰페어에서 손을 떼고 사립 자선기관에 이를 맡겨야 한다. (5)정부 예산과 세금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면 20점, 약간 동의하면 10점, 동의하지 않으면 0점의 점수를 매기는데 점수에 따른 정치 성향과 해설은 다음과 같다:
자유주의: 각 이슈별 총점 50점 이상. 개인적, 경제적 이슈에서 강한 선택의 자유를 원함. 정부는 국민을 폭력과 억압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만 존재. 개인의 책 임을 존중하고 경제적, 사회적 다양성을 인정.
좌파(진보주의): 개인적 이슈 50점 이상, 경제적 이슈 50점 이하. 개인적 이슈에서는 선택의 자유를, 경제적 이슈에서는 결정권을 가진 중앙 정부가 있어야 한다 생각. 정부는 공정성에 입각, 불리한 조건에 놓인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봄. 사회적 다양성은 인정하지만 경제적 공평성을 추구.
우파(보수주의): 경제적 이슈 50점 이상, 개인적 이슈 50점 이하. 경제적 이슈에서는 개인적 선택의 자유를, 개인적 이슈에는 공적인 스탠다드가 있어야 한다 생각. 자유 시장을 지원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도덕성이 침해당하는 것과 전통적 가족제도에 대한 도전에서 보호받기를 원함.
중도파: 각 이슈별로 20점에서 80점, 단 두 가지 점수의 차이가 30점을 넘지 않는 경우. 선별적 정부 개입을 선호하며 현안 문제들에 대해 소위 말해 ‘실용적 해결책’을 강조한다. 정치적 이슈에 개방적인 경향. 다수의 중도파는 정부 역할이 지나친 자유의 조절에 있다고 봄.
대정부 주의: 각 이슈 별로 50점 이하. 개인과 사회에 정부가 깊이 간여하기를 선호함. 중앙에서의 계획 수립을 원하고 자유와 선택이 현실성이 없다고 봄. 가장 심한 대정부 주의자 중에서 좌향인 경우 사회주의자, 우향인 경우 파시스트라고 불림.
이 테스트에 참여한 600만명 중에서 자유주의자가 35%, 중도파 30%, 진보 19%, 보수와 대정부주의가 각 8%로 나와 있는데 이 테스트가 올려져 있는 사이트(www.theadvocates.org/ quiz.html)가 자유주의자들의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엔 좌·우 외에 다양한 정치 성향이 엄연히 존재함을 읽을 수 있다.
김유경
Whole Wide
World In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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