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교도=연합뉴스) 선진국인 일본에서 일가족이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해 노모와 장녀가 굶어죽고 차녀가 극도로 쇠약한 상태로 발견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오전 기타규슈(北九州)시 시영주택단지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78)와 장녀(49)가 숨져 있고 차녀(47)는 혼자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상태로 신음하고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의 신고로 시 소방국 구급대원들이 출동해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어머니는 사망한지 1년 이상이 경과해 거의 미라 상태였으며 장녀도 숨진 지 2개월 가량이 경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가족은 아버지가 1994년 숨진 뒤 3명이서 생활해왔는데 지난 3월말 전기가 끊겼으며 수도는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병원에 실려와 치료를 받고 있는 차녀는 지난 2개월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모두가 오랫동안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해 제대로 먹지못 해 아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 가족은 생활보호 대상자에서 제외돼 있었으며 시당국에서는 구청 등에 상담을 하러 오거나 한 일이 한번도 없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생겼는지 조사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국가재정 악화 등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사회보장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 이들 가족의 비극은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서 최소한도의 보호조차 받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앞으로 일본 사회의 양극화와 함께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lh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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