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음 세 가지 연습은 해볼 만한 것이 아닌가 한다. 꼭 비즈니스 분야 종사자가 아니어도.
첫째로 자기 생을 출생부터 지금까지 쭉 선으로 그어보는 것이다. 너무 시간을 끌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바로 해야 한다. 엄밀한 과학적 조사가 아니다. 쭉 상승하는 일직선도 가능하겠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변동이 있겠지만 상승추세를 그리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물론 하향추세를 그릴 수도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내가 내 생애를 올라간다고 보게 하고 내려갔다고 보게 하느냐이다. 그것이 내 생애의 우선 순위(priority)일 것이다. 유행가 가사 같이 돈이냐, 명예냐, 권력이냐 등의 생각이 들겠지만 좀 더 구체성을 띤다면 의미가 더 있을 것이다.
이 때 시간을 가지고 아까 내가 선을 그을 때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예컨대 처음에 기존 조직에 들어가서 나중에 독립회사를 차려 지금 성공해서 쭉 상승하는 일직선을 그렸다고 해 보자. 그리고 그 근거가 편의상 내 재산상태였다고 하자. 이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굴곡이 있었다. 이 굴곡의 연유가 성취감, 미래성, 전문성, 건강 중 하나라면 나의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할 수 있다.
일단 이들에 대한 고려가 끝났으면 앞으로 내 생에 대한 선을 계속 그어보는 것이다. 엄연한 현실인 생의 종점, 죽음까지. 이제 생의 우선순위가 구체화되었고 앞으로의 각오이고 예측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선과 비교는 물론이다.
전에 필자가 대학에서 강의할 때 별 기대를 가지지 않고 이것을 강의시간에 시도해 봤더니 한 학생이 출생부터 쭉 내려가는 선을 그려서 제출하는 것이었다. 연유를 물어봤더니 자기 생활수준이 태어나서부터 쭉 하락했다는 것이었다.
비즈니스 과목을 선택으로 듣던 문과생이었는데 그의 이유를 들으면서 문득 어렸을 때 탔던 세배 돈으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었던 옛날 생각이 나며, 지금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으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하는 감상에 젖은 적이 있다.
두번째 연습은 친구 다섯명 정도에게 나의 가장 큰 장점 하나씩을 적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이렇게 내 장점들을 앞에 놓고 이것들이 지금까지 내 생애에서 어떻게 활용되었으며 또 어떻게 활용할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예컨대 이렇게 인지되어지는 내 장점들을 나도 알고 있는가? 또 나는 지금까지 그것들을 잘 이용하였는가? 이것들을 잘 활용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나? 이러한 장점들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등이다.
세번째 연습은 서운한 이야기지만 내가 죽게 되면 ‘한국일보’에 나게 될 20줄 정도의 가상의 추모사를 써 보는 것이다. 내 생애가 끝났다고 가정하고 자신이 쓰는 글이므로 내가 평소에 내 생에 대해 가졌던 목표 그리고 그에 따른 평가 등이 진솔하게 나타난다. 남에게 보일 것이 아니므로. 입담 사나운 암브로스 비어스가 비웃듯이 ‘죽은 후에 얻은 덕행을 소급해서 보여 주는’ 남이 나에 대하여 비록 호의적이지만 거짓으로 쓴 내 묘비명과 달리.
이처럼 세 가지 연습을 미리 해보고 이제 살아야 되니 영화 ‘It’s a Wonderful Life’에서 자살하려던 조지 베이리가 생각난다. 천사가 그를 데리고 다니며 그가 없는 세상이 얼마나 쓸쓸한가를 보여줘 생의 보람을 되찾는 베이리의 심정과 같아지는 것이다. ‘얼마나 즐거운 세상인가?’
정요진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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